멕시코 '마약왕' 집 당첨된 복권 주인…3주 넘도록 '감감무소식'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 일명 '엘 차포'의 옛 집을 경품으로 받게 된 신원불명의 복권 당첨자가 3주 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6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가복권국은 지난달 15일 추첨한 특별복권 당첨자 중 4명이 아직 경품 수령을 하지 않았다면서 당첨 복권번호를 재공지했다.

지난달 추첨한 특별복권은 멕시코 정부가 범죄자들로부터 압류한 재산을 국민에 환원한다는 취지로 발행된 것으로, 마약조직 두목들의 저택이나 축구장 특별석 등이 경품으로 나왔다.

당첨자가 수령하지 않은 4개의 경품 중 하나인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 일명 '엘 차포'가 살던 집은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에 위치했으며 방 2개와 거실, 식당, 차고 등을 갖췄다.

마약왕의 다른 호화주택과 비교하면 소박한 편이지만 구스만이 2001년 탈옥 이후 13년을 숨어다니면서 2014년 2월 체포 일주일 전까지 이 곳에 머물렀다는 사연이 있는 집이다.

당시 구스만은 욕조에서 연결된 지하 비밀 터널로 애인과 함께 탈출했다가 엿새 후 한 호텔에서 검거됐고, 이후 한 차례 더 탈옥했다가 붙잡혀 2019년 미국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구스만이 체포된 뒤 이 집은 국가에 귀속됐고, 멕시코 정부는 집 주위 전체를 지켜볼 수 있는 감시카메라를 철거하고 구스만이 탈출했던 욕조 및 지하 터널을 폐쇄하는 한편, 집 내외를 새로 칠하는 등 수리를 거쳐 특별복권 경품으로 내놨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