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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피·땀 무시…反기업정서 계속 땐 성장동력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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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표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 그만두고 싶다’고 하소연할 정도로 한국의 경영 환경은 나쁩니다.” (손경식 회장)

“심각한 반기업 정서가 완화되지 않으면 한국의 성장동력이 꺼질 수도 있습니다.” (이인호 교수)

경제계를 대표하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이인호 전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한목소리로 기업인들의 기를 살리지 못하면 한국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미디어그룹이 창간 57주년을 맞아 7일 연 특별 대담에서다.

대담은 한국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우려보다 잘 넘기고 있다는 평가로 시작됐다. 두 사람은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위기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업인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려면 기업가 정신을 더욱 북돋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회장=무엇보다 기업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열정을 쏟은 결과라고 봅니다. 최고경영자(CEO)부터 실무 직원까지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한경의 ‘미러클! K기업’ 기획에 소개된 사례도 하나하나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감동적이었습니다.

▷이인호 교수=이번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한국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이 재확인됐다고 생각합니다.

▷손 회장=제대로 된 기업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도전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합니다. 그러면서 기존에 없던 산업이 생겨나고 국가 경제도 활력을 띠게 됩니다. 한국 경제도 과거 많은 기업인의 도전에 힘입어 이만큼 성장했습니다.

두 사람은 기업들의 눈부신 성과에 비해 경영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공통으로 지적했다.

▷이 교수=시장경제체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나라 중 한국만큼 반기업 정서가 강한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불필요한 규제가 너무 많고, 후진적인 노사관계도 문제입니다.

▷손 회장=많은 기업 경영진이 자신들을 범죄인 취급하는 상황이 계속되는데 굳이 경영을 하고 싶지 않다고 호소합니다. 기업인들의 사기는 바닥 수준입니다.

▷이 교수=일각에서는 반기업 정서의 원인이 경제적 양극화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분배 개선 정책을 폈음에도 반기업 정서가 여전한 것을 보면 인식의 문제가 크다고 판단됩니다.

▷손 회장=일부 정치권과 노동계, 시민단체 등이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기업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면서 심각해졌습니다. 소수 기업의 잘못된 행동을 집중적으로 부각해 모든 기업이 나쁜 것처럼 몰아가고, 기업의 손발을 묶는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대담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많은 기업인을 범죄자로 전락시키고, 그러다 보니 반기업 정서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손 회장=다른 나라와 비교해 너무 높은 상속세율,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한 지나친 기업인 처벌 법률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교수=중대재해처벌법은 개정해야 합니다. 기업인에 대한 처벌 수위를 무작정 높이면 재해 책임을 다른 누군가에게 미룰 방법을 고민하거나 경영활동이 위축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손 회장=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친환경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데 집중하면 반기업 정서도 줄어들고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 교수=전자와 정보기술(IT) 등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지키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 교수=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새로운 혁신에 도전하고, 그 결과 경제 성장과 고용 창출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손 회장=기업가 정신은 한마디로 돌파하는 힘이라고 봅니다. 코로나19를 비롯한 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얻는 게 바로 기업가 정신입니다.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입니다.

사회·정리=도병욱 기자 / 사진=허문찬 기자

한국경제신문·한경TV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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