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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탄소중립 오히려 훼방놓은 환경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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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6일 서울 삼성동에서 연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 철강 분야 ‘2050 탄소중립’의 필수 조건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위해 글로벌 철강사들이 대거 참여한 첫 글로벌 행사였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오르는 순간 갑자기 두 명의 사람이 행사장에 난입했다.

이들은 연신 구호를 외치며 문 장관의 축사를 막았다. 현장 요원들이 급히 제지했지만 허사였다. 포럼은 5분가량 지연되다가 재개됐다. 이 모습은 전 세계에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녹색당 출신의 환경운동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포스코가 탄소중립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운동가들이 포럼에 난입해 행사를 방해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통령직속 탄소중립위원회 주최 경제계 간담회는 환경단체 방해로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시민단체 ‘기후위기비상행동’ 회원 10여 명은 현수막을 들고 회의실 입구를 막아섰다. 경찰의 퇴거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포스코가 개최한 이날 포럼에 환경운동가들이 뛰어든 것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잇단 난입으로 정부와 경제계에 비상이 걸렸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일부 환경단체가 산업부나 기업이 주최하는 탄소중립 관련 포럼에 난입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최 기관들은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단체의 의지를 폄하하는 건 아니다. 국내에서 탄소중립이 핵심 이슈로 부각된 데 이들의 지속적인 활동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논의하기 위한 포럼을 정작 환경운동가들이 훼방놓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포스코가 이날 연 포럼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고로 방식을 대체하기 위한 수소환원제철 공법 개발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환경운동가들은 포럼에 적극 참여해 이 공법이 조기에 개발될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과거엔 환경단체 목소리가 정부 정책이나 기업 경영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일이 많았다. 이 때문에 행사장에 난입해 주장을 펼치는 투쟁 일변도의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이해한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경제계에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핵심 화두로 정착됐다. 더 이상 환경단체 목소리가 소수도 아니다. 변화한 환경에 맞춰 환경단체들의 시위 방식도 과거 구태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행사장에 난입하는 등 투쟁 위주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공감을 얻기는커녕 거부감만 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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