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에도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제민간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시설사용계약을 연장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안동 'L하우스'의 원액 생산시설 일부를 CEPI가 지원하는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활용하는 내용이다. 양 기관은 또 각종 감염성 질환에 대한 연구와 그에 따른 백신 개발에도 공조를 확대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지난해 6월 체결돼 연말 만료를 앞둔 안동 L하우스 시설사용계약을 2022년 말까지 연장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계약에는 내년까지 L하우스의 9개 원액 생산시설 중 3개 시설을 CEPI에서 지원받은 기업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데 우선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세계의 노력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초기 계약금을 상징적 의미만이 담긴 1유로(약 1375원)로 협의했다.
CEPI는 추가 확보되는 코로나19 백신을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세계에 공급하는 등 공평한 백신 접근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설을 지속 활용키로 했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내년 1분기까지 총 20억도즈의 코로나19 백신을 세계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시설사용계약 연장에 따른 추가적인 위탁생산 계약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현재 다양한 글로벌 업체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또 CEPI와 긴밀한 협력 아래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자체 코로나19 백신(GBP510)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CEPI는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과 함께 'GBP510' 개발에 2억1370만달러를 지원했다. GBP510은 상용화되면 수억회 접종 물량이 저개발국을 포함한 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란 설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CEPI는 추가적으로 GBP510의 변이주에 대비한 개발과 추가접종(부스터샷)에 대한 연구 등도 논의를 진행 중이다.
리처드 해치트 CEPI 최고책임자(CEO)는 "현재 62억도즈의 백신이 세계에 풀렸음에도, 저개발국가의 첫 접종률은 2.3%에 불과하다"며 "SK와 추가적인 시설사용계약이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데 기여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내년에는 자체 코로나19 백신까지 확보해 공급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백신 공급의 허브로서 역할하겠다"고 했다.
한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