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흑인 직원에 대한 인종 차별을 막지 못해 약 1600억원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2015~2016년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테슬라의 프리몬트 공장에서 엘리베이터 운영자로 일했던 오언 디아즈(53)가 제기한 인종 차별 주장을 인정하면서 테슬라에 모두 1억3690만달러(약 1627억원)의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디아즈가 인종적으로 적대적 근무환경을 강요당했는지 여부 ▲테슬라가 직원 강요를 소홀히 해 디아즈에게 피해를 줬는지 여부 등이었다.
디아즈는 화장실 등에서 인종 차별적 이미지와 글이 적혀 있는 걸 봤다고 주장했다.
테슬라 측은 최후 변론에서 테슬라 직원이 디아즈를 괴롭혔다는 증거가 없기에, 그의 인종 차별 주장에 대해 회사가 책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테슬라 공장에는 테슬라 직원 뿐 아니라 인력 파견 하청업체로부터 공급받은 근로자들도 있다.
배심원단은 4시간의 심의를 거쳐 디아즈에게 유리한 평결과 함께 테슬라가 690만달러의 배상금과와 1억3000만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놨다.
이번 판결에 대해 테슬라의 밸러리 워크맨 부사장은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배심원들이 내린 평결이 정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디아즈의 문제제기에 대한 조치를 직원들에게 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밸러리 부사장은 “2015년과 2016년 우리가 완벽하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이번 평결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항소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