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해관리공단과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통합돼 출범한 한국광해광업공단이 혁신적 광해·광업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광해·광업 전주기를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회사를 변모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갖고 있던 부실자산 등을 정리해 회사의 재무구조를 정상화하는 것이 광해광업공단의 선결 과제라는 평가다.
광해·광업 통합공단 공식 출범
지난달 15일 강원 원주 광해광업공단 본사에서 한국의 자원안보 달성을 가늠할 중요한 행사가 열렸다.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한 광해광업공단이 공식 출범하면서다.이날 행사에서 황규연 초대 광해광업공단 사장은 “국가 핵심 광물의 수급 안정을 지원하고 광산지역 발전과 자원안보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광해·광업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국가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지속가능한 광산지역 발전을 위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황 사장은 “이번 공단 설립으로 광물자원탐사, 개발기획 설계, 생산, 광해 방지, 광산지역 발전 등 광업의 모든 스트림이 하나로 이어지게 됐다”며 “광해, 광업 전 주기를 아우르는 일관되고 종합적인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사장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한양대 행정학과와 미국 카네기멜론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 산업기반실장 등을 역임하고 산업단지공단이사장과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을 지냈다. 광물자원공사가 안고 있던 막대한 부채를 정리하고, 광해광업공단을 중심으로 광물 수급 안정을 통한 자원안보 달성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책임지게 됐다.
광해광업공단은 광해 방지·복구와 석탄산업 지원, 저소득층 연탄 보조, 폐광지역 대체산업 융자를 포함해 광물자원 민간개발 지원·개발자금 융자, 광물 비축·매매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또한 해외 자원개발 직접 투자를 수행하지 않는 대신 4차 산업의 원료가 되는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망 확충을 위해 희토류 등 희소금속·전략광물 비축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재무건전성 회복이 선결 과제
광해광업공단은 자본금 3조원에 경영관리본부, 광해안전본부, 광물자원본부, 지역산업본부 등 4본부 체제로 운영된다. 해외 자산 매각 작업을 전담할 해외사업관리단을 별도로 설치해 재무건전성 제고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통합 전 광물자원공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 자원외교 후유증으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광물자원공사의 지난해 말 자산 규모는 3조207억원이다. 부채는 6조7535억원에 달했다. 해외 자원개발 실패는 광물자원공사의 재무제표도 바꿔놨다. 2007년 당기순이익 43억원을 내던 공사는 2012년 이후 자원가격 하락으로 해외자원 개발사업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은 2019년 5637억원, 지난해 1조3543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정부는 2018년부터 광물자원공사의 해외 자산 전량 매각 방침을 세웠지만 막대한 부채를 줄이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황 사장은 “정부 산하 해외자원관리위원회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자산을 적기에 공정가치 이상으로 매각하는 한편 금융유동성과 금융비용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자산관리 방침을 설명했다.
광해광업공단은 추석 명절에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첫 지역 나눔 행사를 했다. 황 사장을 비롯해 임승범·홍기표 노조위원장과 직원들이 원주 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했다. 이날 행사에서 노사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관내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약 350가구에 햅쌀 세트를 전달했다. 황 사장은 “공단 출범과 함께 추석 명절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공단은 지역사회 상생과 소통을 실현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공공기관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