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국민의힘 대선주자 TV토론에서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가 적힌 모습(사진)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야권 경쟁 주자들과 여당은 윤 전 총장이 무당의 조언에 따라 손바닥에 해당 글자를 새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 전 총장은 “열성 지지자가 새겨준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3일 SNS를 통해 “무속인을 끼고 대통령 경선에 나서는 것은 처음 봤다”며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는 유치한 행동”이라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시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허무맹랑한 소문 하나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참 어처구니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우리 당 경선에 웬 주술과 미신이 등장하는가”라며 “과거 오방색 타령하던 최순실 같은 사람과 윤 후보님이 무엇이 다르냐”고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다시 최순실 시대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을 위해 가장 봉사해야 하는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왕’자를 써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김기흥 수석부대변인은 “홍 의원 등이 어르신들이 윤 후보에게 힘내라는 뜻에서 손바닥에 글자를 써준 걸 ‘주술’이니 ‘부적’이니 하며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