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에 있는 군부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확진자 대부분이 백신접종을 권장 횟수만큼 맞고 2주가 지난 뒤여서 돌파 감염 사례로 추측되고 있다. 군 당국은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군부대 집단감염 사례가 처음이 아니지만, 군내 백신접종이 사실상 완료된 이후 돌파감염을 통해 수십명이 집단감염된 건 처음이다. 유사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일 국방부에 따르면 연천 육군 모 부대에서 전날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날 오후 현재까지 누적 46명이 코로나19에 확진판정을 받았다. 46명 가운데 최초 확진자를 포함한 41명이 돌파감염 사례로 나왔다. 전체 확진자의 89.1%에 해당한다. 나머지 5명은 백신을 1차 접종만 받았다.
최초 확진자는 지난달 16∼23일 청원휴가를 다녀온 중사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부대에 복귀해 받은 1차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아 백신접종자에 대한 방역지침에 따라 별도 격리는 없었다.
이후 예방적 관찰 대상자로만 분류돼 부대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했다. 하지만 2차 검사 결과 전날 뒤늦게 양성으로 확인된 것이다.
부대 측은 밀접접촉자에 대한 검사에서 다른 중사 1명이 추가 확진을 받으면서 비상에 걸렸다. 휴가자를 제외한 부대원 184명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이날 오후까지 138명은 전원 음성으로 확인됐지만, 44명이 추가 확진을 받았다. 확진자들 대부분 무증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해당 부대의 병력 이동을 통제할 예정이다. 지자체와 보건당국과 협조하에 관군 합동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대의 전체 백신접종률도 85.3%(157명)에 달하는 등 높은 편이었다. 나머지 인원은 아직 1차 접종만 받은 신병들로 알려졌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오후 연천 부대 집단감염 발생 관련 예하부대 지휘관들과 긴급 대책 회의(화상)를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총장은 이 자리에서 향후 부대별 휴가 복귀자 관리 및 방역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는 한편, 격리인원에 대한 급식 등 생활여건 마련에 정성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