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급사로 알려진 대만의 폭스콘이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로즈타운모터스의 미국 전기차 공장을 인수한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폭스콘이 본격적으로 북미 시장 진출의 발판 마련에 나섰다.
1일 닛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폭스콘은 지난달 30일 저녁 로즈타운의 지분 4%와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전기차 생산단지를 각각 5000만달러(약 594억원), 2억3000만달러(약 273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폭스콘이 이번에 인수하는 오하이오주 전기차 생산단지는 과거 로즈타운이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매입한 공장이다. 면적은 약 620만평방피트(약 57만6000m2)에 달하며 토지뿐 아니라 장비, 근로자들의 인수도 계약에 포함돼 보다 빠른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다.
이 공장은 앞으로 폭스콘의 북미 자동차 제조 시장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로즈타운의 전기 픽업트럭인 인듀어런스도 이곳에서 계속 생산돼 이르면 내년부터 판매된다. 대니얼 니니바기 로즈타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에 대해 “이달 안으로 최종 서면 합의가 이뤄지고 내년 4월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잇단 구설수에 오른 로즈타운의 돌파구로 해석된다. 로즈타운은 2019년 2000만달러로 오하이오 공장을 인수해 차량 개발 등에 2억4000만달러를 투입하며 인듀어런스 생산에 주력해왔지만 코로나19 등으로 계속 지연됐다. 올해 9월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던 로즈타운의 인듀어런스는 아직도 생산되지 못했다. 공매도 힌덴버그리서치가 지난 3월 로즈타운이 사전 예약 주문 규모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로즈타운은 짐을 더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국 법무부가 로즈타운 조사에 착수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들어서는 자금난까지 겹쳤다. 로즈타운은 지난 6월 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서 자금난 탓에 "앞으로 1년 동안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며 스스로 폐업 위기라고 밝혔다.
애플의 아이폰을 조립·생산하는 폭스콘은 지난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2025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의 신생 전기차 업체 피스커와 2023년부터 미국에서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공장 인수로 폭스콘은 북미에서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고, 다양한 디자인과 서비스를 제공해 유연함을 증명할 것이다”며 “이번 협력은 폭스콘의 전기차 사업과 혁신 전략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로 지난 2월부터 우하향하고 있던 로즈타운의 주가는 소폭 반등했다. 전날 7.36달러로 거래되던 로즈타운의 주가는 이날 발표후 장중 21% 상승한 후 전날보다 8.42% 오른 7.9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간 외 거래에서는 7.4% 올랐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