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도넛 브랜드 던킨도너츠에서 판매하는 도넛 중 60%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공장에서 검은 부스러기, 누런 얼룩 떨어진 반죽 등이 포착됐다.
29일 KBS는 공익신고자가 던킨도너츠 안양 공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튀김기 유증기를 빨아들이는 환기장치에 기름때는 물론 방울이 맺혀있고, 이 방울이 바로 아래 밀가루 반죽에 떨어져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을 확인한 식품공학 전문가는 이 방울이 유증기와 산화된 철이 응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태민 식품 전문 변호사는 KBS와 인터뷰에서 "이건 누가 보더라도 불규칙적으로 위에서 낙하해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녹물이나 기름때 이런 것들 아니면 튀김 기름이 산화돼서 붙어있다가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넛을 튀기는 공정에서도 청결하지 않은 모습이 포착됐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질로 기계가 오염돼 있는데, 장갑으로 닦으면 까만 게 묻어 나왔다.
튀긴 도넛을 입히는 시럽 그릇 안쪽에도 까만색 물질이 묻어 나오고, 설비 곳곳에서 거뭇거뭇한 물질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고온의 시럽 주변이 미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이며, 곰팡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는 "환기장치를 매일 청소하는데 누군가 의도적으로 청소 안 해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고, "밀가루 반죽에 묻은 누런 물질도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럽 설비 주변 검은 물질은 "곰팡이가 아닌 기름때"라는 입장이다.
제보자는 튀김기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뜨거운 물에 약품을 타 세척하는 게 내부 기준이지만, 초과 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에서 이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름만 새것으로 교체해 설비를 계속 돌리라는 지시를 했다는 것.
이 공장은 주, 야간으로 밤새 돌아가는데 이는 던킨도너츠 전체 도넛 생산량의 60%를 만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 공장은 2018년에도 지자체 위생 점검에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알코리아 측은 "기름통은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하고 사진도 촬영하고 있다며 청소를 하지 않았다면 본사 품질관리 담당자가 몰랐을 리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