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쏜 발사체가 신형 무기인 극초음속 미사일인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미사일의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 유도기동성과 활공 비행특성을 비롯한 기술적 지표들을 확증했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기존의 미사일과 다른 비행 특성을 보여준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을 둘러싼 군사 강국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극초음속 무기는 마하 5(음속의 5배)가 넘는 무기를 일컫는 용어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은 낙하속도가 최대 마하 15~25(음속의 15~25배)에 달하지만 보통 미사일은 마하 5를 넘는 경우가 드물다.
강국들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 중 가장 앞선 것은 러시아제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해 신형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몇 달 뒤에는 실전배치했다고까지 발표했다. 이 미사일은 마하 20 이상으로, 최대 16개의 MIRV(다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각 탄두의 위력은 100~900kt(킬로톤·1킬로톤은 TNT 1000t 위력)에 달한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15kt)의 6~60배에 이르는 규모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이 고도 8000~5만m에서 극초음속으로 비행하고, 궤도 수정을 할 수 있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2019년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DF(둥펑)-17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DF-17은 핵탄두형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 마하 10으로 비행하고 비행 중 궤도를 바꿀 수 있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돌파할 수 있다고 중국은 강조했다.
일본도 2019년부터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본격 추진했다. 2026년에 블록(Block)-Ⅰ 극초음속 미사일을, 2033년에 블록-Ⅱ 극초음속 미사일을 각각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한국은 지난해 8월 정경두 국방장관이 국방과학연구소 설립 50주년 기념사를 통해 자체적인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계획의 존재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특징은 빠른 속도로 인해 멀리 떨어진 목표물에 단시간에 도달해서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매우 빠른 속도로 비행해서 표적을 타격하기 때문에 비슷한 탄두 중량을 가진 미사일보다 관통력 등의 성능이 뛰어나다. 단지 개발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강대국 간의 군사적 균형을 한순간에 바꾸는 핵심 무기라는 점은 틀림없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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