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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고용보험…적립금 쪼그라들고 운용 수익률도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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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기금이 2018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낸 데 이어 운용수익률마저 곤두박질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실업급여 지급을 크게 늘리는 과정에서 기금을 보통예금 등 단기 자산 위주로 운용하면서 수익률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앞으로 실업급여를 주기 위해 막대한 국민 혈세를 동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실업급여 과다 지출에 고용기금 휘청
29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의 올해 수익률(7월 말 기준)은 2.82%에 그쳤다. 이는 같은 고용노동부 산하 산재보험기금의 이 기간 수익률(6.2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의 연간 운용수익률은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각각 7.06%, 7.70%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실업급여 지급이 확대되면서 수익률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정부는 2019년 실업급여 지급 기간을 기존 최소 90일에서 120일로 연장했고, 지급액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지난해 고용보험기금 수익률은 5.27%로 산재보험기금 수익률(11.20%)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연기금 대장격인 국민연금의 올해 상반기 수익률(7.5%) 및 공제회 중 운용 규모가 가장 큰 교직원공제회 수익률(9.1%)과 비교해도 고용보험기금의 수익률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수익 자산 팔고, 단기 자산 비중 늘려
고용보험기금은 실업급여를 주기 위해 주식 채권 등 투자자산을 정리했고 적자를 메우기 위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린 자금은 단기 상품으로 운용했다.

고용보험기금의 단기 자산 비중(7월 말 기준)은 14.27%인 데 비해 수익률이 비교적 높은 국내 주식 비중은 6.81%, 해외 주식은 2.79%에 불과했다. 전체 자산의 58.65%인 국내 채권도 국채와 회사채 등 환금성이 높은 저수익 채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산재보험기금은 7월 말 기준 단기 자산 비중이 2.10%에 불과하다.

고용보험기금의 이 같은 기형적인 자산 배분은 적립금 고갈 때문이다. 2017년 10조9660억원에 달하던 운용자금은 2019년 7조8301억원, 지난해 7조277억원으로 줄었다. 올 7월에는 6조288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와 경기 부진으로 인해 실업급여 지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보험료 수입보다 보험금 지급이 늘면서 기금이 바닥을 드러내자 지난해 4조6997억원과 올해 3조2000억원의 공공자금관리기금을 긴급 수혈했다. 공공자금관리기금은 1일물, 3일물 등 초단기 자산으로 운용되면서 수익률은 더 나빠졌다.
혈세 통해 고용보험 적자 메워야
고용보험기금의 적자 폭 확대와 수익률 추락으로 인해 혈세로 실업급여 등 적립금을 메워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고용보험법 5조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의 부족 자금은 정부에서 충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적자가 이어지면 혈세로 메워야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용보험기금 운용으로는 자칫 공공자금관리기금의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7월 말까지 고용보험기금의 운용 수익은 1760억원으로, 올해 공공자금관리기금 이자 지급 추산액인 1344억원을 겨우 넘었다.

고용부는 적립금 마련을 위해 고용보험기금이 투자한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 고수익 채권을 전량 매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향후 수익률은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도 정부는 고용보험 확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지난해 말 예술인과 특수고용직 등으로 확대했으며 내년부터는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까지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선심성 고용보험 정책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고용보험료율 인상 등 국민 주머니를 축내기보다 기금 재정 건전화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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