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그룹은 올초 모회사 대림산업의 기업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모회사인 대림산업이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DL과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DL이앤씨, 석유화학 회사인 DL케미칼로 나뉘었다. 대림산업을 DL과 DL이앤씨로 인적 분할하고, 지주회사 DL에서 석유화학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DL케미칼을 신설한 것이다.
DL은 지난달 30일 보유 중인 DL에프엔씨와 카리플렉스 지분 전량을 DL케미칼에 현물 출자했다. ‘DL→DL케미칼→DL에프엔씨·카리플렉스’로 이어지는 그룹 석유화학 사업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된 것이다. DL에프엔씨는 플라스틱 가공 업체다. 카리플렉스는 크레이튼의 옛 합성수지고무 사업부로, DL그룹이 지난해 3월 인수했다. 여기에 이번 인수를 통해 모회사인 크레이튼까지 DL케미칼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대림산업이 건설과 석유화학 부문의 시너지가 적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왔다. 건설과 석유화학의 경기 사이클이 달라 사업별 투자에 제약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하고, 개별 기업이 성장 전략을 추구해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DL그룹은 앞으로도 계열사들이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주회사인 DL은 계열사별 독자적인 성장 전략을 지원하고 조율하는 역할에 집중하기로 했다. DL케미칼이 이번 크레이튼 인수를 앞두고 작년부터 인사 재무 기획 등 외부 인력을 대거 영입한 것도 자체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이사회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해욱 DL그룹 회장도 지난 3월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DL 관계자는 “계열사별 독자경영을 통해 산업별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김진수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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