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주요 은행에서 사라진 가계대출 상품이 22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직접적인 대출 총량 규제로 취급이 한시 중단된 상품까지 감안하면 숫자는 더 커진다. 남아 있는 가계대출 상품은 우대금리가 깎이고 가산금리가 오르면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리가 훌쩍 뛰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신규 판매가 중단됐거나 중단 예정인 가계대출 상품은 총 22개로 파악됐다. 하나은행이 ‘하나 주거래손님 대출’ ‘하나 월세론’ 등 8개, 우리은행이 ‘우리 로얄클럽 신용대출’ ‘우리 신세대플러스론’ 등 7개 상품을 없앴고, 신한은행도 ‘신한 교직원 우대대출’ ‘119 소방행복대출’ 등 3개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농협은행은 다음달 29일부터 ‘NH1934단비대출’ ‘e-채움우량기업임직원대출’ 등 4개 가계대출 상품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 밖에 농협은행은 오는 11월 말까지 주택담보·전세대출 상품도 신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고객군에 따라 세분화돼 있던 가계대출 상품을 대거 없애고 있다. 표면적으로 가장 큰 이유는 자동 대출 심사 확대와 수요 감소다. 간편한 비대면 대출을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에 맞춰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기존의 자잘한 상품은 정리해 소비자 혼란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맞춰 대출 관리를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들어 사라진 상품 중에는 주거래 고객이나 전문직을 대상으로 최대 한도가 1억원에서 많게는 6억원에 달하는 상품도 있다.
급격한 대출 금리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 6월 초만 해도 전세대출 우대 금리 혜택을 최대 1%포인트 제공했지만 26일 기준 현재는 0.3%포인트만 주고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우대금리도 지난해 9월 초 최대 0.9%포인트에서 현재 0.3%포인트로 줄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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