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이 시작되면서 화이자, 모더나 등 주요 백신 제조사들의 실적 증대 기대도 커졌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전역에서 24일부로 부스터샷 접종에 들어가면서 백신 제조사들이 부스터샷으로만 내년 수백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23일 65세 이상 노인, 기저질환자와 의료인 등 코로나19 취약층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을 승인했다. 승인 다음날부터 약국 등 8만여곳 거점에서 미국인들은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게 됐다. 모더나, 존슨앤드존슨(얀센)의 백신도 조만간 부스터샷 승인이 날 전망이다.
AP통신은 미국 부스터샷 접종 개시로 가장 큰 이익을 볼 기업으로 화이자와 모더나를 꼽았다. 지금까지 미국인 9900만명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을 맞았다. 모더나 백신 접종자는 미국에서만 6800만명이다. 얀센 백신 접종자는 미국 기준 1400만명이다. 미 금융정보회사 모닝스타의 카렌 앤더슨 애널리스트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경우 내년 부스터샷으로만 매출 260억달러, 모더나는 매출 140억달러를 올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1·2차에 타 백신을 접종한 사람도 부스터샷으로 화이자나 모더나 제품을 맞게 될 가능성이 반영됐다.
코로나19 백신은 올해 세계 최대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전망이다. 화이자는 올해 코로나19 백신으로만 거둘 매출을 335억달러로 예상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중 하나인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작년 매출(198억달러)을 능가한다.
앞으로 백신 연구개발(R&D) 비용이 줄어들면서 제약사들의 이익도 불어날 전망이다. 앤더슨 애널리스트는 부스터샷 접종률이 높아진다는 가정 아래 내년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1·2차 접종과 부스터샷 총합)으로 얻게 될 이익을 130억달러 가량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화이자의 경우 부스터샷으로만 70억달러의 이익을 내년 거두게 될 것으로 봤다.
시장에서는 백신 접종장소인 약국 체인 CVS헬스, 월그린도 수혜주로 꼽고 있다. 투자회사 가벨리펀드의 제프 조나스 매니저는 CVS헬스와 월그린이 백신으로 올해 각각 8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한편 고객 정보를 확보하는 ‘부수익’도 거두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