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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타운' 유재명·한예리·엄태구, 첫방부터 증명한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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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타운' 유재명, 한예리, 엄태구, 이레가 탄탄한 연기력으로 첫방송부터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보였다.

22일 첫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홈타운'에서는 ‘사주시’에서 발생한 기이한 사건들과 그에 연루된 인물들을 조명하며 거대한 미스터리의 포문을 열었다.

이날 방송은 검찰 인터뷰를 하는 최형인(유재명 분)이 1999년 사주시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회고하는 구성으로 사건을 전개시켰다. 이와 함께 사주시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의문스러운 죽음이 결국 하나의 맥락 하에 있음이 암시돼 시작부터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세기말의 흉흉한 분위기가 감도는 사주시에서 벌어진 첫 사건은 기괴한 살인사건이었다. 여중생 이경진(김지안 분)의 집 욕조 속에서 괴여인이 나타나 이경진을 습격하고, 그의 모친을 살해한 것. 이에 최형인과 직속 후배 이시정(조복래 분)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신의 상태로 보아 면식범의 소행을 의심한 최형인은 행방불명된 이경진의 주변을 탐문했다. 학교부터 시작해 이경진이 다니던 '이영덕 지니어스 아카데미'를 찾아갔지만 이렇다 할 단서를 얻진 못했다. 그러다 이경진의 부친으로부터 '딸이 믹스테이프로 자신에게 메시지를 남겼고, 그 안에 얼마전 전학 온 조재영(이레 분)이라는 아이가 12년 전 사주역에서 가스 테러를 일으킨 살인마 조경호(엄태구 분)의 딸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는 증언을 얻었다.

조경호의 가족에게도 미스터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조경호는 12년 전 테러를 일으키고 자수를 한 뒤 현재 무기징역수로 복역중이었고, 그의 가족들은 최근 사주시에 돌아와 '숙반점'을 운영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조경호의 여동생인 조정현(한예리 분)에게 보험회사 직원이 찾아왔다. 그는 조정현의 고교 동창인 정영섭(이해운 분)이 분신을 시도해 전신 화상을 입고 입원중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린 데 이어, 분신 시도 전 동창들에게 연락해 조정현을 언급하며 "구루의 가족이 돌아왔다. 약속의 시간까지 구루의 딸은 구루를 대신할 것"이라는 뜻 모를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에 조정현은 의구심을 품고 정영섭의 병원을 찾았다. 그는 병실에서 우연히 또 다른 동창 정민재(김정 분)와 조우했지만 정영섭이 '교지'를 찾고 있었다는 사실 외에 '구루'에 대한 정보는 얻지 못했다. 이때 사건이 벌어졌다. 조정현과 정민재가 병실을 비운 사이 정영섭이 쇼크를 일으켜 사망한 것. 더욱이 정영섭이 죽기 직전 조정현을 찾으며 '조정현이 여기 있으면 안 된다. 조정현이 여기 있으면 조재영이 위험해진다'는 말을 되뇐 것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같은 시각 조재영은 방송반 친구들에게 이경진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뒤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가 하면, 갑자기 학교를 찾아온 숙반점 배달 직원 김환규(김신비 분)를 발견하고 학교를 뛰쳐나가는 등 묘한 행동을 보여 긴장감을 자아냈다. 더욱이 조재영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환규를 바라보며 "고모랑 할머니한테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죠?"라고 묻고는 급히 따라나서는 모습이 그려져 긴장감을 극으로 치닫게 했다.

이후 최형인의 회고 그리고 조경호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조재영 역시 실종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을 더했다. 무엇보다 실종 전날 조재영이 조정현에게 "고모한테 말 안 한 게 있다. 하루만 기다려 줄 수 있냐"고 말한 바 있어, 대체 그가 어떤 비밀을 품고 있었던 건지 또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그리고 사주시를 집어삼킨 미스터리의 시작과 끝에 무엇이 있는 것인지 수없이 많은 물음표를 만들어냈다.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빈틈없는 완성도 역시 눈길을 끌었다. 살인 사건과 실종 사건의 진실을 쫓는 수사물에 절묘하게 결합된 오컬트의 섬뜩함은 '홈타운'만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줬다. 또한 박현석 감독이 치밀하게 구현해낸 음습한 미장센, 매 순간 소름을 유발하는 음향은 '웰메이드 장르물'을 기다려온 팬들을 열광케 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유재명, 한예리, 엄태구, 이레의 연기가 단연 압권이었다. 유재명은 극의 메인 화자로서 시청자들을 '홈타운'의 세계관 속으로 단숨에 빨아들였고, 한예리는 특유의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보는 이들의 감정이입을 이끌었다. 또한 엄태구는 4분 안팎의 짧은 출연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임팩트를 폭발시켰으며, 이레는 비밀을 간직한 소녀의 불안한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하며 극에 서스펜스를 불어넣었다.

특히 '홈타운' 첫 회는 주인공들이 단 한 씬도 마주치지 않는 이례적인 구성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이 탁월한 연기 밸런스와 앙상블을 뽐내며 60분의 러닝타임을 완벽한 몰입감으로 채웠다.

'홈타운' 1회는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3.1%(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최고 4.0%, 전국 가구 기준 평균 2.8%, 최고 3.5%를 기록하며 순항을 알렸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수도권 평균 1.6%, 최고 2.1%, 전국 평균 1.6%, 최고 2.1%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홈타운'은 1999년 사주시, 연이은 살인 사건을 쫓는 형사(유재명 분)와 납치된 조카를 찾아 헤매는 여자(한예리 분)가 사상 최악의 테러범(엄태구 분)에 맞서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 23일 밤 10시 30분에 2회가 방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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