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21일까지 열린 '2021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회사가 기술수출한 항암신약들의 주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고 23일 밝혔다.
‘벨바라페닙’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선택적 ‘RAF’ 돌연변이 억제제다. 이번 ESMO에서 발표된 벨바라페닙 연구는 RAF 또는 ‘RAS’ 돌연변이가 있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MEK억제제)을 병용 투여한 임상 1b상이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의 김태원 교수 주도로 진행, 총 118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임상 결과 ‘NRAS(RAS의 3개 아형 중 하나)’ 변이 흑색종 19명 환자 중 5명(26.3%)이 부분반응(PR)을 보였고, 8명(42.1%)이 안정병변(SD)에 도달했다. 부분반응을 보인 환자는 모두 이전에 면역억제 치료 이력이 있었다.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간값은 7.3개월로 나타났다.
부분반응 환자 5명 중 4명을 포함한 환자 9명은 분석 시점을 기준으로 투약을 진행 중이었다. 최장 반응 지속기간은 18개월 이상이란 설명이다.
‘BRAF(RAF의 3개 아형 중 하나)’ 비정형 변이 흑색종 환자의 경우 5명 중 3명(60%)은 부분반응, 2명은 안정병변에 도달했다. 또한 BRAF 비정형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2명은 모두 부분반응을 보였다. BRAF 비정형 변이 고형암 임상에 참여한 14명 중 5명이 부분반응을 보여 최고반응률(BORR)은 35.7%로 나타났다. 4명은 안정병변을 보였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피부염(52.5%) 설사(28.0%) 발진(27.1%) 크레아티닌(CPK) 수치 증가(25.4%)였다. 절반 이상의 환자가 벨바라페닙 또는 MEK 억제제 휴약을 경험했지만, 복용이 영구 중단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두 치료제의 약동학적 상호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포지오티닙’ 임상 결과도 발표됐다. 한미약품 협력사 스펙트럼은 폐암 신약으로 개발 중인 포지오티닙의 글로벌 임상 2상(ZENITH20) 네 번째 환자군(코호트4)의 추가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임상은 ESMO의 최신 임상연구(late-breaking abstract)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ZENITH20 2상은 총 7개 코호트로 나뉜다.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과거 치료 이력이 없는 HER2 엑손 20 삽입 변이 환자 대상의 코호트4’ 연구다.
포지오티닙(16mg)을 하루에 한번 경구 투여해 독성에 따른 용량 중단과 감소를 허용하고 24개월간 환자 상태를 추적 관찰했다. 1차 평가 변수는 객관적반응률(ORR)이었다. 2차 평가변수에는 질병통제율(DCR), 반응지속기간(DoR), 무진행생존기간(PFS) 및 안전성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총 48명의 환자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44%로 나타났다. 이 중 1명의 환자는 비소세포폐암의 완전관해(CR)를 보였다. 88%를 차지하는 42명의 환자는 종양 감소효과를 보였고 질병통제율(DCR)은 75%였다. 반응지속기간(DoR)의 중앙값은 5.4개월이었으며,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은 5.6개월이었다.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AE)은 발진(35%) 구내염(20%) 설사(14%) 및 손발톱주위염증(8%)이었다. 안전성은 다른 2세대 ‘티로신키나아제 저해제(TKI)’와 유사하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을 8mg씩 나눠 1일 2회 투여하는 연구의 환자등록 및 임상도 진행 중이다.
포지오티닙은 연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심사(패스트트랙)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연말 FDA에 신약 시판허가신청(NDA)이 제출될 예정이다.
한미약품의 또 다른 협력사 아테넥스는 진행성 고형암 환자 대상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과 'PD-1'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