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국제 AI 반도체 성능 경연 대회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엔비디아 등 외국산에 철저히 의존하고 있는 AI 반도체의 국산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퓨리오사AI는 “자사의 AI 반도체 시제품 워보이(Warboy)를 AI 반도체 벤치마크(성능 테스트) 대회인 엠엘퍼프(MLPerf)의 에지 추론 분야에 출품한 결과 이미지 분류, 객체 검출 등에서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엠엘퍼프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하버드대 등이 설립한 비영리단체 ML커먼스가 여는 대회다. AI 반도체 성능 평가 분야에선 세계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한다. AI 반도체의 이미지 분류, 객체 검출, 음성의 텍스트 변환, 자연어 처리 등의 처리 속도를 겨룬다. 이번 대회엔 반도체 칩 기준으론 퓨리오사AI와 엔비디아, 퀄컴, 센타우르 등 네 곳이 출품했다. 객체 검출이란 영상에서 사람, 자동차, 동물 등의 객체를 인식해내는 기능이다.
워보이는 이미지 분류 처리 속도 0.74㎳(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객체 검출(SSD-small 기준) 0.42㎳를 기록했다. 1㎳가 넘는 퀄컴, 센타우르보다 우수했고 엔비디아에만 뒤졌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분야 세계 최강자다.
엔비디아의 일부 제품과의 비교에선 워보이가 나은 성능을 보이기도 했다. 2018년 출시된 ‘T4’보다 처리 속도가 빨랐다. 다만 신형 칩인 ‘A100’과 ‘A30’ 등에는 못 미쳤다.
AI 반도체는 AI 연산·분석 전용 칩을 말한다. 지금은 엔비디아, AMD, 인텔 등 일부 글로벌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워보이보다 범용성 있는 AI 칩을 2023년까지 개발해 AI 반도체 국산화를 이끌겠다”고 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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