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권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아파트(사진)와 한남재정비촉진지구 2구역이 시공사 선정에 본격 들어간다. 지난해 상반기 한남3구역 수주전 이후 1년 반 만에 대형 건설회사들의 대규모 수주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은 연내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놀이터 등 단지 내 공유토지 지분 문제로 장기간 사업이 지연됐던 이 단지는 지난 17일 사업시행인가를 완료하는 등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향후 지하 3층~지상 35층, 15개 동, 1441가구로 탈바꿈한다.
한강맨션은 남쪽으로 한강을, 북쪽으로는 용산공원을 낀 알짜 입지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1969년 분양한 한국 최초의 중산층 아파트다. 강남에 버금가는 입지여서 수주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곳은 ‘래미안’ 브랜드의 삼성물산과 ‘자이’ 브랜드를 둔 GS건설이다. 2019년 현장사업설명회에도 참석했던 삼성물산은 최근 자사 SNS에 한강맨션 채널을 신설했다. GS건설 역시 SNS에 ‘한강맨션 자이채널’을 여는 등 인근 LG한강자이와 연계한 자이 브랜드타운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같은 용산구 내 한남2구역 역시 이달 사업시행인가가 예정돼 있다. 보광동 일대 노후 건물을 재개발해 1537여 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이 인접해 있는 등 교통 여건이 좋다. 지난해 상반기 한남3구역을 수주한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각종 규제로 얼어붙었던 정비사업 수주 시장은 올 하반기 들어 속속 재개되고 있다. 관악구 신림1구역과 동작구 노량진5구역, 노원구 백사마을 등이 입찰공고를 내고 시공사 선정에 공식 착수했다. 모두 규모나 위치 면에서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구역이다.
신림뉴타운 최대 규모인 총 4250가구로 재개발되는 신림1구역은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등이 관심을 두고 있다. 앞서 이 세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꾸려 단독 입찰했지만 조합원들의 반발로 재입찰한다.
노량진5구역 재개발(727가구) 수주전은 대우건설과 쌍용건설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시공사는 오는 29일 총회에서 결정된다. ‘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아파트 1953가구·다세대 주택 484가구)은 지난달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모두 참석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이나, 지방 정비사업 수주로는 수익성과 브랜드 홍보 효과에 한계가 있다”며 “간만의 대어급 서울 수주전인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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