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에 국내 금융권 첫 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임명됐다. 사측 견제를 위해 노조가 추천한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노조 추천 이사제’가 다른 금융권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날 노조가 추천한 이재민 해양금융연구소 대표(67)를 비상임이사로 임명한다고 수은에 통보했다. 이 대표는 수은에서 선박금융부장, 수출금융본부장, 무역투자금융본부장 등을 지낸 내부 출신이자 선박금융 전문가다. 이 대표는 2011년 7월 수은에서 퇴직한 뒤 한국해양대에서 선박금융학 교수를 지냈다.
사측 추천 인물인 윤태호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57)도 사외이사에 임명됐다. 윤 변호사는 사법고시 34회 출신으로 서울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쳐 2010년부터 태평양 변호사로 일했다.
기재부가 2명을 임명하면서 수은 사외이사는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수은은 지난 5월 사외이사 한 명의 임기가 끝나자 노조와 사측으로부터 2명씩 후보를 받아 지난달 기재부에 제청했다. 기재부는 후보군 가운데 노조와 사측 후보 한 명씩을 뽑아 균형을 맞췄다.
노조 추천 이사가 최초로 임명된 가운데 다른 금융권에서도 노조 추천 이사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노조 추천 이사제는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번번이 도입이 무산됐다. 국민은행은 2017년부터 추진했으나 주주총회 벽을 넘지 못했고, 기업은행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노조 추천 후보 대신 사측 후보를 택하면서 불발됐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