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고마운 사람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일이 많다. 고기, 과일, 통조림 햄 등 명절 선물하면 떠오르는 흔하디 흔한 아이템 대신 '주식상품권'을 선물해보면 어떨까? 최근 증시 활성화로 너나 할 것 없이 주식투자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주식을 선물하는 것이 낯선 일이 아니게 됐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과 펀드 등 금융상품을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상품권이 온라인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소액으로 금융상품을 선물처럼 주고받을 수 있는데다 상품권을 이용한 투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물받은 상품권, 증권사 MTS에 등록하면 바로 사용 가능
실제 투자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그동안 주식 투자하면 큰 금액을 가지고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투자해야 할 것같은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주식상품권은 지갑이 얇은 2030세대에게도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현재 주식상품권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다. 보통 주식상품권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된다. 투자자는 상품권 구매 후 각 증권사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에 등록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부터 11번가, 지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주식·펀드·발행어음 등 모든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권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상품권은 기본적으로 소액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서비스인 만큼 인당 30일에 최대 10만원까지만 구매 가능하다. 사용 방법은 일련번호를 복사한 후 '한국투자' 모바일 앱에 붙여 넣으면 액면가만큼의 금액이 금융상품계좌에 충전되는 방식이다. 주식과 펀드, 채권, 발행어음 등 대부분 금융상품에 투자 가능하다.
KB증권은 올해 3월부터 국내 주식을 살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쿠폰을 선보이고 있다. 구매는 11번가, 롯데온에서 가능하다. 이 쿠폰은 주에 10만원 한도의 등록 제한이 있어서 여러장을 구매했더라도 일주일에 이용할 수 있는 최대 한도는 1인당 10만원까지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온라인 쇼핑몰이 아닌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해외주식상품권(스탁콘)을 판매하고 있다. 스타벅스(4100원), 디즈니(1만원), 넷플릭스(1만2000원), 애플(2만5000원), 테슬라(3만원), 아마존(5만원) 등 액수를 정해 선물할 수 있다. 스탁콘 해당 금액만큼 원하는 종목(소수점 가능종목 내)으로 변경 가능하며 '신한 알파' 앱(응용 프로그램)에 상품권 등록 후 하루 10만원 한도로 사용 가능하다.
보유 주식도 선물 가능…2030세대 비중 60%가량
주식상품권은 출시 이후 판매량이 꾸준히 느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8월말까지 판매된 주식상품권은 약 2870억원 규모다. 한국투자증권이 2692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KB증권 170억원, 신한금융투자 7억5000만원 순이다.주식상품권은 소액으로 주식 투자에 나설 수 있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손쉬운 투자입문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전체 금융상품권 판매량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압도적이다.
상품권이 아닌 본인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선물하는 방법도 있다. NH투자증권과 토스증권의 주식 선물하기는 자신이 보유 중인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는 서비스다. 토스증권이 올해 7월부터, NH증권이 이달 16일부터 각각 서비스를 시작했다.
선물 받는 사람의 계좌 정보를 모르더라도 이름과 전화번호만 알면 간편하게 주식을 선물할 수 있다. 선물을 받은 사람은 알림톡에서 선물받기 화면 링크를 열고 이름과 선물코드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계좌가 없는 경우는 신규계좌개설을 한 뒤 주식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신규 투자자 유입이 이뤄지는 건 증시 발전에도 긍정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혜택과 재미가 더해진 서비스가 대중화된다면 주식 투자가 단순히 재테크의 기능을 넘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상품권으로 투자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즐거운 투자문화가 확산하고 젊은 세대의 경제관념 학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