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홀딩스가 전기차 배터리의 분리막을 제조하는 더블유씨피(WCP)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16일 발표했다. 자회사 위코를 통해 WCP 모회사인 더블유스코프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번 투자로 한라홀딩스는 더블유스코프로부터 WCP 지분 5%를 취득하게 된다. 자동차 사후서비스(AS) 부품을 생산하는 위코, 전기차 부품을 확대하는 만도 등 한라그룹 계열사와 시너지가 기대된다. 한라홀딩스는 WCP와 공동 영업망을 구축하는 등 전략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WCP는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을 습식 방식으로 생산한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 사이를 막아 둘이 접촉했을 때 발생하는 화재 사고를 막는다. 동시에 미세한 기공을 통해 리튬이온을 통과시켜 배터리 충전 또는 방전을 돕는다. 습식 분리막은 건식보다 제조 공정이 복잡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에 주로 쓰인다.
WCP는 분리막의 필름을 고분자로 제조하는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분자일수록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원활하게 이동해 배터리 충전 속도가 더 빨라진다. WCP는 생산성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일본 아사히카세이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WCP는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하기 위해 연말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라홀딩스 관계자는 “WCP의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확장성, 배터리 시장 확대를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분리막 시장은 2016년 25억6000만달러(약 3조원)에서 내년 51억3000만달러(약 6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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