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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아이 마음 사로잡는 '그림책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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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말과 글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현장감을 전하기도 하고 인물의 속마음과 감정, 세상에 대한 풍자와 유머도 그림을 통해 색다른 시각으로 드러난다. 독특한 그림체로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그림책 세 권이 새로 나왔다.

《우유 한 컵이 우리 집에 오기까지》(율리아 뒤르 지음, 우리학교)는 음식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고 부드러운 그림으로 알려 주는 교양 그림책이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고기, 생선, 과일, 달걀 등 여러 식자재가 생산·유통되는 과정을 한눈에 보여 준다. 저자가 직접 현장 답사를 다니며 그려서 현장감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저자는 주관적 견해나 입장을 드러내는 대신 있는 사실을 구체적이고 담담하게 보여 준다. 농장에서 얻는 달걀이 공장식 달걀보다 낫다든가, 유기농 방식이 우월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독자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끈다.

코로나19로 행동이 제한된 시대. 책은 현장 체험을 간 듯한 유익함과 즐거움을 안겨 준다. 시끌벅적한 소리, 갖가지 냄새, 공기까지 그대로 느껴지는 듯 상세한 그림이 일품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어린이 논픽션 그림책 추천 도서로 선정됐고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답답이와 도깨비》(하수정 지음, 이야기꽃)는 그림 동화책이다. 옛날 옛적 제 앞가림을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양말짝도 맞춰 신지 못하고, 뭘 감추고 뭘 드러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뭐든지 곧이곧대로 다 말해 버리는 아이. 그래서 ‘답답이’라고 불렸다. 속 터진 부모가 등을 떠밀었다. 밖에 나가 세상 공부 좀 하고 오라고. 발 닿는 대로 가던 답답이는 푸른 버드나무 아래에서 도깨비와 마주쳤다. 심심하니 1년만 같이 살자는 도깨비에게 답답이는 “그래. 갈 데도 없는데 잘 됐다. 그러자”라고 답한다.

책은 옛 이야기를 토대로 새로운 해석을 집어넣는다. 어수룩한 답답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해보라는 도깨비의 말에 벼농사든 당나귀 키우기든 척척 해낸다. 자신을 알아주고 용기를 북돋워 준 도깨비 덕분에 답답이가 반듯한 청년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레이먼드 브릭스》(니콜레트 존스 지음, 북극곰)는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레이먼드 브릭스의 삶과 그림을 깊이 있게 다룬다. 다양한 드로잉과 채색, 책 표지, 그림책, 사진을 통해 그의 삶을 조명한다. 브릭스의 대표작 《눈사람 아저씨》는 글 없이 그림만으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낸다. 밤이 되자 눈사람이 살아나 집 안에 들어오고, 소년과 경이로운 체험을 하는 내용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았다.

1958년 《피터와 픽시》에 삽화를 그리면서 일을 시작한 브릭스는 《산타 할아버지》 《괴물딱지 곰팡씨》 《눈사람 아저씨》 등을 펴내며 명성을 떨쳤다. 어릴 때부터 신문 만화를 즐겨 본 브릭스는 당시에 홀대받던 연재만화 형식을 그림책에 처음 도입해 그림책의 지평을 넓혔고, 사회 문제와 체제에 대한 풍자와 유머를 담은 여러 작품도 선보였다.

《산타 할아버지》에서는 노동자 계급에 속한 산타를 그려 고정관념을 깨뜨렸고 《괴물딱지 곰팡씨》에서는 청결과 거리가 멀고 괴상망측하게 생긴 괴물딱지 가족을 그려 세상의 허세와 예의를 비꼬았다. 《신사 짐》은 변변한 자격증 하나 없는 화장실 청소부 이야기, 《작은 사람》은 사회 변두리의 반항적이고 무례한 작은 사람을 돌보게 된 중산층 소년 이야기를 담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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