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탄소배출 제로(0)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밝힌 가운데 우라늄 채굴 및 정제 업체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만으론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원자력발전 확대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우라늄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44.35달러에 거래돼 한 달 전 30.20달러에 비해 46.85% 상승했다. 지난 7월 우라늄을 직접 매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캐나다 증시에 상장하는 등 투자 목적의 매수세가 증가한 게 우라늄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라늄 관련주의 상승률은 더욱 가파르다. 영국 런던증시에 상장된 호주 광산업체 오라에너지(종목명 AURA)는 최근 한 달간 주가가 290.70% 폭등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아프리카 모리타니의 우라늄 광산 채굴량을 10%가량 늘리겠다고 지난달 발표한 게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13일 하루 만에 주가가 35.10% 뛰었고, 14일에도 2.94% 상승했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우라늄 관련주도 지난 한 달간 50~60% 올랐다. 우라늄 광산 탐사 및 채굴기업인 유어에너지(URG)는 최근 한 달간 68.81% 상승했다. 우라늄에너지(UEC)와 에너지퓨얼스(UUUU)의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은 각각 60.40%, 56.81%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미국 상장 ETF 중 수익률 1, 2위가 모두 우라늄 ETF였다. 이 기간 ‘북해글로벌우라늄채굴ETF’(URNM)는 22.17%, ‘글로벌X우라늄ETF’(URA)는 13.59% 올랐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토론방인 레딧에서도 우라늄이 ‘밈 주식(유행 종목)’으로 뜨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차세대 원전을 탄소 중립 핵심 대안으로 설정했고,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20기의 원전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레딧에는 ‘우라늄스퀴즈’라는 우라늄 종목 토론방이 따로 개설될 정도라고 WSJ는 전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