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등 8명이 15일 경선 1차 컷오프를 통과하며 8강전에 돌입했다. 1, 2위를 다투는 윤 후보와 홍 후보는 본선 경쟁력을 내세우며 신경전을 펼쳤다. 국민의힘은 16일부터 이들 8명이 참여하는 방송 토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후보 검증에 들어간다.
국민의힘, 8명 추려…尹·洪 ‘빅2’ 경쟁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 11명의 대선주자 가운데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가나다순) 등 8명의 후보가 1차 관문을 뚫고 2차 경선에 진출했다. 박진·장성민·장기표 후보는 탈락했다.국민의힘 선관위는 지난 13~14일 이틀간 책임당원과 일반 국민 각각 2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당원 투표는 20%, 국민 여론조사는 80% 비중으로 반영했다.
후보자별 득표율과 순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홍원 국민의힘 선관위원장은 “공직선거법 108조 12항에 따라 예비경선의 여론 지지율과 순위는 공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후보 측과 홍 후보 측은 서로 ‘내가 1위’라며 기싸움을 펼쳤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최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론전을 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는 1차 경선 직후 SNS에 “저는 가장 확실한 승리 카드”라며 “대선 압승을 위해 오늘부터 더욱 정진하겠다”고 썼다.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컷오프 통과한 것만으로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선 “(윤 전 총장은) 악재만 남아 있다”며 “처음 나올 때 굉장히 부풀대로 부풀어 올랐고 앞으로 전개 과정에서 윤 후보는 재도약할 만한 그런 호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시간이 가면 갈수록 경선판은 기울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승민 의원은 “경제·안보·미래·민주당에 강한 유승민 이제 곧 보여드리겠다”고 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제부터 시작이고, 경쟁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1차 컷오프 직전 ‘캠프 해체’ 승부수를 던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새롭게 마음을 다지고, 죽을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첫 관문’ 16일 토론회…‘고발사주’ 쟁점
대선주자들의 선거 캠프에선 16일부터 시작하는 토론회가 향후 경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토론회를 통해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이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홍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당원들의 여론 확보가 중요하다”며 “토론회에서 홍 후보의 장점을 살린다면 누가 우리 당에 적합한 후보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그간 당내 경선 후보를 대상으로 한 라이브 방송이나 ‘국민 시그널 면접’ 등을 통해 예열을 마쳤다”며 “어떤 후보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토론에서 정책이나 비전보다는 윤 전 총장 관련 ‘고발사주’ 의혹이 최대 쟁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의혹은 여야 간 갈등을 넘어 국민의힘 ‘집안 싸움’으로 번진 상태다.
홍 후보는 이날도 고발사주 의혹 사건 개입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그 캠프(윤석열 캠프)에 있는 몇몇 사람이 헛된 정치 공작을 한다”며 “이쯤 되면 윤 후보 캠프에서 허위 정치 공작을 한 국회의원 두 명과 네거티브 대응팀의 검사 출신 모 변호사를 퇴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 캠프는 “특정 캠프와 소속 인사를 거명한 적이 없다”며 “홍 후보 측이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성태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은 “홍 후보가 윤 후보를 맹렬히 따라붙으면서 2강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에 경선 결과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독주하는 더불어민주당 경선보다 훨씬 흥행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동훈/좌동욱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