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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기본, '그린 철강'에 꽂힌 글로벌 완성차 업계 [허세민의 더 나은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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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독일 'IAA 모빌리티 2021'에서도 관객들의 이목을 끈 건 다름 아닌 신형 전기차들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출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다. 저탄소 철강을 통해 자동차 생산 첫 단계에서부터 탄소 배출을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볼보,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소환원제철 공법으로 생산한 철강을 사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쇳물을 생산할 때 석탄을 환원제로 사용하는 전통 방식과 달리 수소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수소환원제철 공법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특히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실질 탄소 배출량 0)을 선언한 유럽연합의 목표에 발맞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철강의 70% 이상이 전통적 방식으로 생산된다. 철강 생산에 따른 탄소 배출량은 전세계 배출량의 7%를 차지한다고 추산된다. 이처럼 친환경과 거리가 먼 철강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곳이 바로 자동차 산업이다. 자동차 산업은 전세계 철강 소비량의 약 12%를 차지한다.

탄소 배출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발 벗고 나섰다. 철강 제조 과정의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것에서부터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달 초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가진 스웨덴 철강 기업 SSAB와 계약을 맺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39년까지 전 판매 차량의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스웨덴의 볼보도 SSAB와 계약을 체결했다. BMW의 모기업 다임러는 미국에서 저탄소 제강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다임러의 최고운영책임자 마르쿠스 쉐퍼는 지난 7월 "전기차를 생산하는 등 더 지속가능한 차량을 만드는 것은 단지 배터리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근본적인 방식의 친환경차 생산에 주력한다는 뜻이다.

다만 저탄소 철강 생산에는 높은 비용 부담이 따른다. SSAB에 따르면 수소환원제철 방식은 석탄을 사용하는 기존 공법보다 20~30% 가량 비싸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5년까지 수소환원제철 방식의 철강 비중이 전세계 철강 생산량의 15% 미만일 것이라고 관측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현재 철강 산업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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