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 계층 중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관련 통계 작성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 추세를 보이던 ‘지하·반지하·옥탑방 거주자 비율’도 지난해에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가격 급등이 특히 저소득 계층에 직격탄이 되면서, 주택 시장에서도 ‘K-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저가 아파트나 빌라 가격 급등이 저소득층 '직격'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득별 주택 자가보유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40%(1~4분위)에 속하는 가구 중 자신의 집을 보유하고 있는 비율은 46.9%였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역대 최저 수치다.국토연구원와 국토교통부는 주거실태조사 등에서 소득 1~4분위를 '하위', 5~8분위를 '중위' 9~10분위를 '상위'로 분류하고 있다.
소득 하위 계층의 자가보유율은 2017년 49.3%였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이 나타난 3년사이 2.4%포인트가 감소했다.
반면 상위 20% 소득자(9~10분위) 중 집을 가진 비율은 2017년 79.9%에서 2020년 80.2%로 소폭 상승했다. 5~8분위의 중위 소득자 가운데 집을 가지고 있는 비율 역시 2017년 63.8%에서 2020년 64.5%로 늘어났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소득 계층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시장의 급등이 저소득층이 구매 가능한 중저가 아파트나 빌라 등의 가격까지 급격하게 끌어올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영화 '기생충'이 현실로?
지난해 지하·반지하·옥탑방에서 월세살이를 하는 사람들의 비율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지하나 옥탑방에서 보증금 없이 월세를 내면서 살고 있는 비율은 2019년 1.6%에서 2020년 3.3%로 1년만에 두배이상 급증했다.이 수치는 2017년 1.8% 2018년 2.4% 2019년 1.6%로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3%대로 올라섰다. 집값 급등 흐름에, 지난해 벌어진 전월세난까지 겹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월세뿐 아니라 자가, 전세를 모두 포함한 지하·반지하·옥탑방 거주자 비율도 2019년 1.3%에서 2020년 1.6%로 증가했다.
세대간 부동산 양극화도 확인됐다. 집을 가진 20·30 청년세대의 비율은 2017년 34.2%에서 2020년 30.1%로 줄어들었다. 3년사이 4.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사회초년생의 집값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3년사이 40대(61.7%→63.9%), 50대(68.8%→69.5%), 60세 이상(76.2%->76.3%) 등의 계층에서는 집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늘어났다.
이 의원은 “저소득층과 청년 등을 가장 우선순위로 놓겠다고 표방한 정부가 오히려 부동산 정책실패로 그들을 괴롭히고 있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지난 4년 간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더 멀어졌음이 통계로 드러난 것”이라며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완전히 전환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고통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