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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 더 조이고, 금리 벽 올리고…"보험사도 대출문 잠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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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영향이 은행권을 넘어 보험업계까지 덮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의 문턱을 넘기지 못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일명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자 국내 보험사들은 자체적으로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대출금리 인상에 일부 대출 상품 판매 중단 결정은 물론, 2금융권에 60%까지 허용되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까지 은행권과 동일한 수준인 40%로 조정했다.

더 큰 문제는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대출 절벽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점이다. 당국은 추석 연휴 이후 가계대출 추가 관리 방안을 발표하기 위한 세부 논의에 돌입한 상태다. 여기에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연간 가계대출 총량 관리 증가율 목표치를 준수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보험사의 가계대출 옥죄기 현상이 만연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생명, DSR 40%로 강화…DB·KB손보는 대출 중단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달 들어 신규 취급하는 상당수 가계대출 건에 대해 차주별 DSR를 2금융권 규제 한도인 60%에서 은행권 수준인 40%로 강화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가계대출 벽을 높이면서 2금융권에서 발생한 풍선효과 여파가 이어지자, 자체적인 대출 수요 억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삼성생명의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채권은 39조6012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6625억원(4.4%) 증가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와 협의한 연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인 4.1%를 반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이에 지난 7월에는 김근익 당시 금융감독원장 직무대행이 직접 삼성생명을 찾아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달부터 DSR 운영 기준을 40% 수준으로 규제하는 조치가 이뤄지고 있으며 지속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2금융권 풍선효과로 보험사 대출 문의가 많고 규모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추기 위해 적극적인 총량 관리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금융권에 불어닥친 풍선효과로 난처한 상황에 처한 보험사는 비단 삼성생명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상반기 국내 보험사의 대출채권 잔액은 260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보험사 전체 대출채권 잔액은 260조3000억원으로 세 달 만에 5조2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보다는 20조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126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7000억원, 전년 동기 대비 2조9000억원 불어났다.

보험업계에 대출 수요가 밀려오면서 일부 보험사는 대출 중단 결정까지 내린 상태다. DB손해보험은 지난 1일부터 신용대출 신규 영업을 중단했다. 오는 12월31일까지 홈페이지·모바일·콜센터 등 모든 채널에서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KB손해보험도 같은 날부터 주식매입자금 대출을 중단했다. 신규 대출을 비롯해 추가대출·대환대출을 일시 중단했으며 만기 연장만 허용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대출금리 인상 조치까지 대두되는 모양새다. 생명보험협회 8월 대출 공시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의 주택담보대출(고정금리·원리금 분할상환·아파트 기준) 최저금리는 2.91~3.57%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주담대 최저금리가 2.8~3.31%에 머물렀단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새 0.11~0.26%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7월 기준 손해보험사들의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 금리 역시 두 달 전 집계된 3.21%보다 0.11%포인트 오른 3.32%를 기록했다.
추석 이후, 대출 받기 더 어려워진다…"실수요자 제도권 밖 떠밀어"
차주별 DSR 규제 강화, 대출 중단, 대출금리 인상 등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사실상 모든 조치가 동원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보험업계의 가계대출 억제 움직임이 추석 연휴 이후 더욱 가시화될 것이란 점이다. 당국이 추석 연휴 이후 가계대출 추가 관리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라서다. 여기에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연간 가계대출 총량 관리 증가율 목표치에 맞춰야 할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각 금융사에서는 대출에 더욱 예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추석 연휴 이후 '가계대출 추가 관리 대책'을 발표하기 위한 논의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그간 대출 관리 대책의 불가침 영역으로 여겨진 전세대출 관리 방안이 핵심 내용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2금융권 대출을 겨냥한 규제 강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근 비은행권 대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 수치상으로 명백히 드러나고 있어서다.

일단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동향을 바탕으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2금융권 등 특정 업계를 겨냥하기 위한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실무단에서 전반적인 가계대출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현재는 실무 단계에서 여러 가지 가계대출 관리 방안 및 효과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 영향이 은행권은 물론 2금융권까지 드리우면서, 가계대출 추가 관리 대책이 오히려 서민 실수요자들을 제도권 밖으로 떠미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2금융권까지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추가 대책까지 발표되면 대출이 꼭 필요한 서민층과 실수요자들이 사금융이나 불법 대부업체로 넘어가려는 시도가 당연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과도한 빚 차원이 아니라 꼭 필요한 부채임에도 불구하고 대출이 이뤄지지 않게 된다면 일반 가계의 재무적 설계, 은퇴 이후 자산 축적 등 금융시장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하는 장애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민과 실수요자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큰 방향성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대책도 같은 방향성 하에서 대책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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