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서 여자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13일 서울서부지검은 황예진 씨(25)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남성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황 씨는 지난 7월 25일 새벽 3시께 서울 상수동의 한 오피스텔 1층에서 연인 관계였던 A 씨에게 폭행을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지난달 17일에 세상을 떠났다.
A 씨는 사건 발생 직후 "황 씨가 술을 많이 마시고 취해서 넘어져 다쳤다"고 신고했다.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황 씨를 때리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등이 확인되자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7월 28일 A 씨에 대해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A 씨의 가족과 직장 내 유대관계가 뚜렷해 도주할 가능성이 낮고, 수사가 많이 진행된 상황에서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해당 사건은 황 씨의 어머니가 청와대 청원 게시판 등을 통해 알리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다. 고인의 어머니는 지난달 25일 청원 글에서 "폭행을 한 남자친구는 운동을 즐겨 하고 수상 인명 구조요원 자격증이 있는 건장한 청년"이라며 "그런데도 딸이 쓰러진 뒤 일부러 방치하다 '술에 취해 넘어졌다'며 거짓 신고를 했고, 살인 의도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가해 남성이 주장하는 폭행 동기는 '딸이 둘 사이의 연인관계를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대로 알렸다'는 것"이라며 "이런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8시 40분 현재 41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