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상원의원인 카트린 뒤마 한국·프랑스 의원친선협회 회장은 지난 8일 올리비에 자캥 부회장, 비베트 로페즈 부회장과 함께 코스맥스 판교 사옥을 방문했다. 카트린 프로카시아 상원의원과 필리프 르포르 주한프랑스대사도 자리에 함께했다. 벤자민 퀴퍼 로레알 한국·일본메이크업연구소장, 브누아 마르틴 로레알코리아 이노베이션센터장 등 프랑스 기업 인사도 참석했다.
이번 방문은 한국·프랑스 의원친선협회 대표단이 방한을 앞두고 한국 화장품 기업에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성사됐다. 주한프랑스대사관은 대표단에 코스맥스를 추천했다. 프랑스 상원의원이 국내 화장품 기업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뒤마 회장은 코스맥스를 찾은 자리에서 “프랑스에서도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 화장품과 코스맥스의 성장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세계 1위 규모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이다. 글로벌 화장품 메이커 상당수는 이 회사에 생산을 의뢰한 경험이 있다. 프랑스 로레알그룹이 대표적이다. 코스맥스는 2008년 젤 형태로 만든 아이라이너를 개발한 뒤 로레알그룹에 공급해왔다. 누적 납품 수량만 5000만 개. 코스맥스가 만든 쿠션 파운데이션은 8000만 개가 생산되며 ‘K뷰티’ 대표 품목이 됐다. 로레알그룹 브랜드인 입생로랑이 2016년 출시한 ‘엉크르드뽀쿠션’도 코스맥스에서 생산한 것이다.
퀴퍼 연구소장은 “코스맥스가 신제형을 개발해 제안하면 로레알은 그 내용을 검토한 뒤 연구개발을 함께 한다”며 “입생로랑의 쿠션 파운데이션도 코스맥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한국이 화장품 소비국에서 공급 강국으로 재평가받으면서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화장품 수출국이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규모는 75억7210만달러(약 8조2800억원)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2017년 세계 4위에 올라선 뒤 3년 만에 독일(69억4703만달러)을 제쳤다.
업계에선 한국 화장품에 대한 주목도가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이 운영하는 편집숍인 ‘세포라’에도 닥터자르트, 3CE 등 한국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며 “프랑스와 뷰티산업 협력을 강화해 유럽에서 한국 화장품의 입지를 다지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