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도 모자라 시속 220㎞가 넘는 속도로 차량을 몰다 사망 사고를 낸 벤츠 운전자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해당 운전자는 1심 징역 4년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에서 오히려 형량이 더 늘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4부(김용중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45)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16일 오후 9시10분께 인천시 중구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 내 북항터널에서 벤츠 차량을 몰던 중 앞서가던 마티즈 승용차를 들이받아 운전자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사고 당시 A씨는 최고 시속 229㎞로 운전했고,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08%로 파악됐다. 피해자 B씨는 추돌 직후 불이 난 마티즈 차량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했다.
사고 현장에는 급제동할 때 도로 위에 생기는 타이어 자국인 '스키드 마크'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 당시 A씨가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것으로 분석 가능한 대목이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지인들과 회식을 했는데 사고 당시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졸음운전을 한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음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시속 200㎞가 넘는 속도로 차량을 운행했고, 위험하게 차선을 변경하다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시했다.
또 "피해자의 유족 일부와 합의했지만, 나머지 유족은 합의하지 않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원심의 형량은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