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의 이동통신 업체인 도이체텔레콤이 미국 T모바일 지분을 추가 인수하기로 했다. 최근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파문에도 불구하고 도이체텔레콤이 미 2위 통신사인 T모바일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고히 하게 됐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이체텔레콤은 T모바일의 종전 최대주주였던 소프트뱅크와 지분 교환 협약을 맺고, 소프트뱅크가 갖고 있던 T모바일 미국 법인의 잔여 지분 4500만 주를 추가로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 3일 종가 대비 13% 할인된 가격 기준이다.
T모바일은 올 4월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와 합병하면서 AT&T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통신사가 됐다. 도이체텔레콤의 최대 주주는 독일 정부다.
도이체텔레콤은 T모바일의 주식 인수 대가로 2억2500만 주를 새로 발행해 소프트뱅크에 넘기기로 했다. 신주 가격은 3일 주가에 약 12%의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소프트뱅크와의 지분 교환 결정으로 도이체텔레콤은 T모바일 미국법인 지분율을 48.4% 확보하게 됐다. 종전보다 약 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도이체텔레콤은 이미 T모바일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도이체텔레콤은 “T모바일 미국법인의 지분율을 안정적으로 50% 이상까지 높이겠다는 우리 목표에 더욱 근접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지분 교환 이후에도 소프트뱅크는 도이체텔레콤의 4.5%, T모바일 미국법인의 3.3% 지분을 계속 보유하게 된다. 다만 통신사 초기 투자로 ‘대박’을 터뜨려왔던 소프트뱅크가 점차 통신사 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앞서 T모바일은 지난달 해킹 공격을 당해 4000만 명이 넘는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역시 이 사건에 대한 계속 조사 중이다.
이번 지분 교환 발표 직후 소프트뱅크 주가는 미 장외(OTC) 시장에서 전날 대비 9.11% 급등했다. 하지만 T모바일과 도이체텔레콤 주가는 소폭 약세를 보였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