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흑마술'에 심취한 인도네시아인 부부가 6세 딸의 눈을 훼손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7일 안타라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일 술라웨시섬 남부 고와의 한 주택에서 6세 여아 A가 부모와 할아버지, 삼촌으로부터 학대받았다.
당시 경찰은 "뭔가 이상하다"는 친척의 신고를 받고 A의 집을 방문했으며, 아이의 비명을 듣고 급히 문을 열었다.
A의 친모가 손가락으로 A의 오른쪽 눈을 찔러 훼손하는 중이었다. 발버둥 치는 A를 아빠와 할아버지, 삼촌이 붙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친모 등 가해자 4명을 체포하고, A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A가 오른쪽 눈에 붕대를 붙인 모습이 현지 매체들에 보도돼 충격을 주고 있다.
A는 긴급히 눈 수술을 받았지만, 각막 훼손 정도가 심각해 시력을 찾을지는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첫째 아이도 주술 의식의 일환으로 소금물 2ℓ를 강제로 마신 뒤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함께 수사하고 있다.
경찰이 A의 집을 급습하기 전에 첫째 아이(22) 장례식이 같은 날 먼저 열렸다. 이에 경찰은 첫째 자녀도 흑마술 주술의식에 희생됐다는 주변 증언에 따라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A의 부모가 "악령의 지배를 받아 무의식 상태에서 한 행동"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이들 두 명의 정신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에 "가족이 아이를 상대로 주술의식을 하려고 한다"고 신고한 친척은 A의 또 다른 삼촌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가족이 오랫동안 흑마술을 연습해왔다. 첫째 조카는 2ℓ의 소금물을 강제로 마신 뒤 피를 흘리며 죽었고, 나머지 조카도 위험하다고 생각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는 초자연주의, 신비주의에 빠진 사람들이 있으며, 특히 해로운 마술인 흑마술(인도네시아어로 Ilmu hitam)을 믿는 이들이 있다. 이에 이슬람교 지도자와 지역사회 지도자들은 이런 종류의 의식이 다시 행해지지 않도록 종교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남술라웨시 주지사 권한대행은 전날 병원을 방문해 피해 아동의 상태를 살피고, 병원비와 퇴원 후 보육과 교육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