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대선 주자들이 6·25 전쟁 당시 국군 전사자 1701명이 발생한 금성 전투를 다룬 중국 영화의 수입 허가를 두고 분노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대중 굴욕외교를 펼치고 있다며 중공군을 영웅으로 묘사한 영화 수입을 허가한 의도가 무엇이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는 지난달 30일 심의를 거쳐 6·25 전쟁 말미 연합군과 중공군 사이에서 벌어졌던 전투를 다룬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의 심의를 마쳤다. 극장 개봉용이 아닌 비디오용으로 15세 관람가 등급이 부여됐다.
야권의 대선 주자들은 이러한 영등위의 결정에 반발했다. 영화가 중공군을 영웅시하고 있는 데다 금성 전투에서 국군은 중공군과 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전사자 1701명, 부상자 7548명이 발생했으며 4136명이 포로가 되거나 실종된 아픔의 역사를 지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대중국 굴욕외교의 끝은 어디인가"라며 "영등위가 6.25전쟁 당시 중공군의 침략을 미화한 중국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에 관람 등급을 부여한 건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한국은 작은 나라,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라고 하던 문 대통령의 굴욕적인 발언은 아직도 국민의 속을 부글부글 끓게 하고 있다"면서 "이것도 모자라 대한민국을 침략한 중공찬양 영화를 우리 안방에서 보라는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사드배치 이후 중국은 지금까지 한한령을 유지하면서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배척하고 있다"며 "문화 상호주의는 어디로 갔는가. 중국 정부에 굴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게 문재인식 상호주의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 전 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 이게 정상이냐"며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항미원조 70주년을 기념해 제작했다고 소개된 그 영화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고 썼다.
이어 "영화 홍보 포스터에는 '미군의 무자비한 폭격과 함께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의 대규모 공세가 시작된다. 인민군 공병대는 결사 항전을 준비했다. 금강천을 한국군 사단의 피로 물 들인 인민군 최후의 전투'라고 쓰여 있다"면서 "영화는 금성전투를 철저히 중국과 북한의 시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영화에 관한 판단과 비판은 시청자들의 몫"이라면서도 "하지만 청소년들에게 침략 전쟁에 가담한 중국 인민군을 영웅으로 묘사한 영화를 보여주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