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GC(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2번홀(파3). 임성재(23)의 티샷이 홀 6m 거리에 자리잡았다. 짧지 않은 거리였지만 임성재가 신중하게 퍼트한 공은 홀 안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PGA투어 역사가 새로 쓰인 순간이다.
임성재가 PGA투어 한 시즌 최다 버디 기록을 새로 쓰며 최고의 시즌을 마무리했다. 전날 대회 3라운드에서 임성재는 493번째 버디를 성공시켜 2000년 스티브 플레시(미국)가 세운 시즌 최다 버디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어 이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뽑아내 이번 시즌 버디는 총 498개로 늘었고, 신기록을 세웠다. 2019년과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버디왕’을 차지한 데다 신기록까지 보유하게 된 것이다.
PGA투어는 임성재가 21년 묵은 기록을 갈아치운 사실을 전하며 그를 ‘버디 머신’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어제 TV 중계를 보고 최다 버디 신기록에 대해 알게 됐다”며 “오늘 그 기록을 깨보자고 생각했는데, 2번홀 버디로 기록을 깨서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이 버디 기록은 내가 계속 유지하면 좋겠다”며 기뻐했다.
2019년 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임성재는 이듬해 3월 혼다 클래식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번 시즌에 두 번째 우승까지 기대했지만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고, 투어챔피언십도 공동 20위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열린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준우승을 비롯해 5개 대회에서 톱10에 드는 성과를 거뒀다. 올 시즌 벌어들인 상금은 415만7182달러(약 48억1000만원)로 페덱스컵 랭킹 12위를 기록했다. 그는 “시즌 초반에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투어챔피언십까지 출전해 올 시즌 결과에 만족한다”고 자평했다.
임성재는 다음달 초 열리는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21~22시즌에 돌입한다. 이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CJ컵 등에 출전하고 10월 말 일본에서 열리는 조조 챔피언십에도 나설 계획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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