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000보씩 걷는 중년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조기 사망 위험을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연구진이 미국의학협회저널(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최소 7000보를 걷는 사람들은 7000보 미만으로 걷는 사람들보다 10여 년 뒤 사망 가능성이 50∼70% 낮았다.
연구 참가자 인종별로 7000보 이상 걷는 흑인과 백인의 사망 위험은 그렇지 않은 같은 그룹보다 각각 70%, 63% 낮았으며 성별로는 남성이 58%, 여성이 72% 각각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연구진은 38∼50세 성인 2110명을 대상으로 2005∼2006년 가속도계를 착용하고 나서 10.8년간 추적 관찰해 얻은 데이터를 지난해와 올해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참가자들은 모두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조사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연구 기간 숨진 참가자의 사인은 주로 암과 심혈관 질환이었다.
걷는 강도와 사망 위험의 상호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현실 세계에서 하루 1만보가 건강한 걷기 운동의 기준으로 종종 제시되지만 연구진은 1만보를 걷기가 추가로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 큰 관련이 없다고 분석했다.
지난 7월 만보 걷기를 다룬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기사도 이같은 조사 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해당 기사의 제목은 '건강을 위해 하루 만보가 정말로 필요할까?(Do We Really Need to Take 10,000 Steps a Day for Our Health?).
기사에서 만보 걷기는 일본 업체의 상술에서 출발했다며 건강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도쿄올림픽(1964년) 이후 일본의 업체가 만보기를 만들어 내면서 '하루 만보' 홍보효과가 부각돼 지금까지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각국의 보건 단체는 '걸음 수' 보다는 일주일에 150분(하루 30분 정도) 등 '시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걸음 수와 시간을 떠나 얼마나 효율적으로 '걷기 운동'을 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WHO는 성인들에게 매주 최소 150분의 보통 강도 신체운동, 또는 75분의 강도 높은 신체활동을 권고하고 있다. 연구진은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사람들이 건강을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데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라며 "신체활동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암 등 여러 질병에 상당한 건강상 이점을 제공하고 삶의 질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