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영향으로 국내 시중은행의 여·수신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주 KB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까지 줄줄이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한다. 지난 3일 기준 신한은행의 전세자금대출 대출금리가 연 2.77~3.8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고 금리는 4%를 뛰어넘게 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일부터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6개월 주기를 기준으로 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일부 상품의 금리를 0.15%포인트씩 올렸다. 구체적으로는 우대금리를 0.15%포인트씩 낮추는 방식으로 금리를 조정했다. 이에 따라 연 2.65∼4.15%였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80∼4.30%로 상향 조정됐다.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도 기존 연 2.64∼3.84%에서 연 2.79∼3.99%로 변경됐다.
이번 대출금리 인상 결정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인한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조치란 게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측 설명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하라는 지적을 받은 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중단한 바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말 전세자금대출의 신규 취급을 일시 중단했다가 지난주부터 재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대출 중단에 따른 풍선 효과로 인해 가계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라며 "전세자금 대출금리 인상 결정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도 "최근 시중은행들의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당행의 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짐에 따라 가계대출 총량 적정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연일 가계대출을 조일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서다.
이미 정부로부터 가계대출 규제 압박을 받는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시장금리보다 훨씬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3개월 만에 0.5%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은행이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 등 지표금리의 4배에 달하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2.80∼4.30%다. 이는 5월 말 2.35∼3.88%에 비해 0.4%포인트가량 오른 것이다. 신용대출 1등급(1년) 금리도 3.00∼4.05%로, 5월 말 2.564∼3.62%보다 약 0.43%포인트 상승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