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를 뽑는 경선의 첫 투표 결과가 4일 대전에서 공개된다. 실제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첫 자리다.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여당 대선주자들은 대전으로 향하기 전 각 지역을 돌며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대전에서 합동연설회
민주당은 이날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대선주자 합동연설회를 열고 대전·충남 지역의 대의원 980명과 현장투표·온라인 투표를 마친 권리당원 5만1776명의 투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다음날인 5일엔 ‘세종·충북’ 지역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민주당 경선의 첫 결전지인 충청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여권 주자 지지도 1위인 이 지사가 과반 득표를 거두느냐 여부다. 이 지사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경우 대구·경북, 강원, 호남 등으로 이어지는 지역별 순회 경선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이 지사는 경선에서 과반 확보로 결선 투표 없이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짓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첫 경선 결과는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치러지는 64만 명의 1차 선거인단 투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캠프의 한 관계자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며 “이 지사의 과반 확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국갤럽이 3일 공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이 전 대표 지지율은 3%포인트 내린 8%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지사 지지율도 지난달보다 1%포인트 하락한 24%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충청 지역에서 이 지사의 과반을 저지할 경우 향후 다른 지역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다. 이낙연 캠프의 설훈 선거대책위원장은 “충청의 밑바닥 민심은 이낙연을 원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충청의 민심은 늘 도덕성을 중시해왔다”며 “충청에서 반전의 드라마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김두관 민주당 의원 가운데 누가 3위 후보가 되는지도 관전포인트다. 이들이 얼마나 많은 표심을 확보하는지에 따라 양강 후보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자가격리 중인 정 전 총리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충청에서 시작되는 경선에서 드라마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여론조사가 경선을 어렵게 만든 측면이 있는데 다른 결과가 나오리라 본다”고 했다.
명낙대전 최고조
첫 경선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3일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 신경전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 지사는 이낙연 캠프가 ‘무료 변론’ 의혹을 거듭 제기하는 것과 관련, “나중에 계좌를 추적해보면 다 알 일인데, 정말 이해가 안 된다”며 “네거티브가 아니라 흑색선전 같다”고 저격했다. 이 지사는 경선 각오를 묻는 말에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고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진인사대천명인데 결과에 연연한다고 결과가 바뀌는 게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성심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이 전 대표는 12일 경선이 치러질 강원으로 향했다. 경선에 본격 돌입 전 막판 표심을 다지려는 포석으로 해석됐다. 이 전 대표는 춘천시 강원도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내년 대선은 2~3%포인트 차이로 갈리는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며 “위험 부담이 없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후보를 고르는 것이 박빙의 승부에서 이기는 첫째 요건이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를 겨냥해 “대한민국은 좌충우돌할 겨를이 없다”며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노련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외람되지만 ‘저’ 이낙연이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 씨와 이 전 대표의 아내 김숙희 씨는 다음 주말 경선이 열리는 대구·경북으로 향해 내조 경쟁을 펼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