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스포티지가 신차와 중고차 시장 모두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신차 판매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중고차 시세도 상승세를 보이면서다.
4일 기아에 따르면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5세대 스포티지는 지난달 6571대가 팔려 국산 승용차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출시 첫 달인 7월 판매량(3079대)을 더하면 9000대 가까이 판매됐다.
준중형 SUV 시장을 독주했다. 8월 한 달간 스포티지의 경쟁 모델인 현대차 투싼은 3821대, 쌍용차 코란도는 731대 판매에 그쳤다.
신형 스포티지는 기아가 6년 만에 새로 선보인 5세대 모델이다. 사전계약만 2만2195대를 기록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인기 요인은 중형급으로 넓어진 실내 공간과 최첨단 사양이 꼽힌다. 종전 모델보다 전장·전폭·전고가 각각 175·10·25mm 늘었다. 트렁크 용량도 134L 키운 637L다.
스포티지는 실내공간을 가늠하는 기준인 축간거리를 2755mm 확보했다. 국산 중형 SUV와 비교하면 기아 쏘렌토(2815mm)보단 작지만, 현대차 싼타페(2765mm)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르노삼성 QM6(2705mm)보다는 큰 수준이다.
최첨단 사양도 다양하게 탑재됐다. 준중형 SUV 최초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E-라이드', 'E-핸들링' 기술을 적용했다. E-라이드는 과속 방지턱 등을 통과할 때 차량이 덜컹대지 않도록 돕고 E-핸들링은 보다 민첩하고 안정적인 조향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스포티지에는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의 기능도 적용됐다. 디젤 모델은 터레인(험로주행) 모드에 자동 기능을 최초로 추가했다.
신형 스포티지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지금 주문해도 신차는 올해 안에 받기 힘들 전망이다. 디젤과 가솔린 모델은 4개월 이상, 하이브리드 모델은 6개월 가량 출고대기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중고차 시장에서도 가격이 뛰며 '역주행' 하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국산차의 9월 평균 시세가 0.24% 하락한 가운데 2018년식 4세대 스포티지는 소폭 상승했다. 지난 5월 매물로 등록된 스포티지 최소가는 1538만원이었는데 9월에는 최소가가 1581만원으로 올랐다.
엔카닷컴은 "국산 준중형 SUV는 가격대가 합리적이고 가격 방어율도 좋아 꾸준한 수요가 있다"며 "9월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차량 구매 수요가 증가하면서 인기 차종 거래가 더 빨리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