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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고무 원조' HRS, 40년 흑자 3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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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은 돌과 모래의 주성분인 규소를 산소와 결합해 만든 인공 합성물질이다. 섭씨 200도 환경에서도 물성 변화가 없고, 독성이 없으면서 다양한 형태로 조합할 수 있다. 이런 특성으로 생활용품부터 건설 전자제품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인다. 실리콘을 ‘산업의 감초’로 부르는 까닭이다. 경기 평택 추팔산업단지에 있는 HRS는 국내에서 산업용 실리콘 고무를 처음 개발한 원조 기업으로 꼽힌다. 안정적인 소재 공급을 통해 국내 산업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는 평가다.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틈새시장 공략
HRS는 대기업 계열사인 KCC실리콘과 함께 국내에서 유일하게 실리콘 고무를 직접 생산하는 회사다. 주력 제품인 고상 실리콘 고무(HCR) 생산능력은 연 1만5000t 수준이다. 액상 실리콘 고무(LSR)와 상온경화 액상 실리콘 고무(RTV)도 각각 연 4000t, 1500t 생산할 수 있다. HCR 시장만 따지면 이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약 30% 수준이다. 김진성 HRS 대표는 “실리콘 고무 제조업은 안정적인 원료 확보와 실리콘 원료를 다양한 물성을 지닌 소재로 바꾸는 설비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HRS의 국내외 협력업체는 500여 곳으로, 크고 작은 350여 개 업체에 실리콘 고무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산업별 비중은 스마트폰, TV 등 모바일·전자제품 분야가 35%로 가장 크다. 이어 자동차 25%, 치과용 인상재 및 화장품 등 생활·의료용품 20% 등 순이다.

이 회사는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대기업과 차별화한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완성차 기업에 전기차용 배터리 케이블용 소재를 납품하는 등 산업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 비결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최적화한 업체로 평가받는 이유다. 김 대표는 “고객사가 요구한 물성, 색상 등에 맞춘 샘플 제작이 1주일 내 가능한 까닭에 산업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틈새시장을 공략한 게 창립 이래 40년 연속 흑자를 기록할 만큼 탄탄한 소재기업을 일군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공장 조성 “생산 3배 늘어날 것”
창업주 고(故) 김철규 전 회장은 1981년 해룡통상을 HRS의 전신인 해룡실리콘으로 법인 전환하면서 실리콘 고무 국산화 작업에 뛰어들었다. 산업구조가 고도화하면서 실리콘 소재 수요도 급증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HRS는 KAIST와의 공동연구를 거쳐 1987년 ‘실리콘 검 컴파운딩(조합)’ 기초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1990년 글로벌 종합화학회사인 바이엘AG(현 모멘티브)와 기술 협력 및 실리콘 원재료 10년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실리콘 고무 기업으로 도약했다.

1990년대 초반 국내 최초로 개발한 원전용 실리콘 방화재는 초기 기술력을 집적한 제품이다. 벽면을 통과하는 전기배선 등으로 불이 옮겨붙는 것을 방지하고 유독가스를 차단해 인명피해를 줄이는 제품이다.

HRS는 2000년대 들어 평택공장, 충남 아산공장 등을 준공하면서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또 세계적 화학기업인 다우코닝(현 다우케미칼)과 원재료 장기 공급 및 공동 제품 개발 협약을 맺으면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2세 경영인으로 2017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김 대표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평택 서탄산업단지 내 약 5만㎡ 부지에 조성 중인 신규 실리콘 소재 공장이 그 일환이다. 김 대표는 “3~4년 후 자동화 설비를 갖춘 새 공장이 들어서면 실리콘 소재 생산능력이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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