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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비요클룬드 퍼미라 회장 “증시 거품 커져...위험 줄이려면 성장기업 투자해야" [마켓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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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9월02일(14:2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퍼미라의 커트 비요클룬드 회장은 “기업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이 높은 시점에 가장 좋은 투자 전략은 경기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요클룬드 회장은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현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아 투자 실수에 따른 대가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시점"이라고 진단하고 “퍼미라는 이럴 때일수록 지속가능한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비요클룬드 회장에 따르면 퍼미라가 집중하는 분야는 테크놀로지와 다른 산업 간 융합이다 .핀테크, 컨슈머테크, 서비스테크 등이 대표적이다.

퍼미라는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이 한창인 지난해 미국의 영업지원 소프트웨어 업체 세스믹과 가상 사이클링 및 피트니스 소프트웨어 업체 즈위프트에 투자했다. 그는 “디지털 변혁에 따른 구조 변화에 수혜를 입는 기업들을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비요클룬드 회장은 “투자를 결정할 때에는 기업이 활동하는 시장의 성장성을 우선 판단한 후 해당 기업이 그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분석한다”고 말했다. “시장을 주도하는 ‘마켓 리더’ 기업에 투자해야 다양한 전략을 유연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퍼미라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난 1년간 펀드의 자산 가치가 47%나 늘어났다. 그 사이 폴란드의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 알레그로와 영국의 캐쥬얼 신발 브랜드 닥터마틴을 기업공개(IPO)를 통해 매각해 펀드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배당도 했다.

비요클룬드 회장은 “퍼미라가 오랫동안 견지하고 있는 마켓 리더 위주의 투자전략이 우수한 성과로 증명된 셈”이라며 "알레그로의 IPO는 폴란드 사상 최대 규모 상장이었고 유럽 전역으로 따져도 인터넷 기업 중 가장 큰 IPO로 기록됐다”고 말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퍼미라는 운용자산(AUM)이 440억 파운드(70조2000억원)을 달하는 글로벌 사모펀드다. 15개 국가에 걸쳐 360명 이상의 투자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다. 비요클룬드 회장은 1996년에 퍼미라에 입사했으며, 올해 회장 격인 단독 매니징파트너가 됐다.

그는 “퍼미라가 다른 PEF들과 다른 점은 테크놀로지 섹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퍼미라는 1985년 설립 이래 약 130억 파운드(약17조8000억원)를 테크놀로지 기업들에 투자했고, 2009년 금융위기 이후에만 90억 파운드(약 12조4000억원)를 30개 테크 기업에 투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다음은 바요클룬드 회장과의 일문일답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지도 벌써 일년 반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퍼미라는 어떻게 대처해왔습니까?

“퍼미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대처가 위기 시에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성과를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당시의 교훈을 바탕으로 작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이 시작됐을 무렵 모든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자본 구조와 운영성과를 깊이 있게 재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었죠.

그리고 나서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찾아 나섰습니다. 팬데믹에 따른 불확실한 경제환경에서도 꾸준하게 성장하는 미국 기업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영업지원 소프트웨어 업체 세스믹(Seismic)과 가상 사이클링 및 피트니스 소프트웨어 업체 즈위프트(Zwift)에 투자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디지털 변혁에 따른 구조적 변화의 수혜를 받는 기업들로 퍼미라가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투자해온 테마의 일환이었습니다.”

▶펀드의 성과는 어땠습니까?

"팬데믹 환경 하에서도 지난 12개월동안 저희 펀드 포트폴리오는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전체 펀드의 자산 가치가 일년 전에 비해 47%나 상승했죠. 뿐만 아니라 기존 포트폴리오의 투자 회수(exit)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큰 규모의 배당도 실시했습니다. 폴란드의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인 알레그로(Allegro)와 영국의 글로벌 신발 브랜드 닥터마틴을 IPO를 통해 매각했습니다.”

▶두 투자 케이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알레그로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입니다. 퍼미라가 2017년 1월에 다른 두개의 사모펀드와 함께 인수했습니다. 인수한 지 약 3년 반이 지난 작년 9월 폴란드 증시에 상장시켜 지분 일부를 매각했죠. 매각 당시 알레그로의 기업가치는 약 124억 달러로 인수 때에 비해 약 4배나 증가했습니다. 폴란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이었고, 유럽에서 가장 큰 인터넷 기업 IPO로 기록됐습니다."

“올해 1월에는 닥터마틴을 런던 증시에 상장시켰습니다. 기업가치는 40억파운드에 달했죠. 퍼미라가 보유했던 7년 동안 닥터마틴은 제조 중심의 도매 비지니스에서 디지털에 초점을 맞춘 멀티채널 소비자 브랜드로 탈바꿈했습니다. 변화 과정에서 ‘반항적 자기 표현’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은 오히려 강화됐습니다. 닥터마틴의 글로벌 매출은 7년간 3배이상 늘어났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닥터마틴은 전 세계 60여개국에 연간 1100만개의 구두를 판매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유럽시장에서의 강점 이외에 퍼미라가 블랙스톤, 칼라일, KKR 등 미국계 사모펀드들과 차별화되는 요소는 무엇이 있습니까?

“첫번째 차별화 요소는 사람입니다. 전세계 15개 사무소에는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다양한 배경의 투자팀이 있고 동일체로 운영됩니다. 상호 협력이라는 퍼미라 조직 문화의 특징은 높은 투자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일 인센티브 풀을 운영하고 기여도에 따라 배분함으로써 함께 일하고 우수한 결과를 도출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테크놀로지 섹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입니다. 특히 컨슈머테크, 핀테크 등 테크놀로지와 다른 산업 섹터와의 융합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퍼미라는 1985년 창립이래 약 130억 파운드(약17조 8천억원)를 테크놀로지 산업에 투자했습니다. 그 중 90억 파운드(약 12조 4천억원)의 투자는 2009년 이후에 이뤄졌습니다. 2009년 이후에만 약 30개 기업에 투자했죠. 테크놀로지 섹터에 이렇게 깊은 투자 경험을 가진 사모펀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세번째로 퍼미라는 유럽을 기반으로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사모펀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유럽의 훌륭한 기업이 다른 지역에 진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또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케 합니다.”

▶최근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기업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의 시각에서 현재의 밸류에이션 수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실수에 따른 댓가가 과거 어느 때보다 큰 상황입니다. 하지만 퍼미라의 투자전략은 지속가능한 성장성에 최대한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밸류에이션 하락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투자 전략은 경기변화에 탄력성을 지니며 꾸준하게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투자 대상을 선정할 때 저희는 우선 해당 기업이 영위하고 있는 시장의 성장성을 판단합니다. 그 이후엔 그 기업의 시장 내 위치를 분석하죠. 현재의 위치는 물론이고 미래 전망까지 진단합니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 즉 마켓 리더에 투자했을 때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상황 변화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비지니스 모델과 단위 경제성 분석(한 명의 고객을 유치하는데 드는 비용과 해당 고객으로부터 나올 수익 분석)은 비지니스의 잠재력을 분석하는데 필수적입니다. 첨언하자면 퍼미라는 구독경제 유형의 비지니스를 매우 선호합니다. 단순 구독 비지니스 뿐 아니라 해당 기업이 고객과 반복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고객 재방문을 통한 교차판매나 연쇄판매로 매출이 증가하는 유형의 비지니스를 찾고 있습니다.”

▶퍼미라는 테크놀로지, 헬스케어, 컨슈머 및 서비스 섹터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에 집중하는 투자전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투자전략을 정립하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향후 5-10년간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목할만한 투자 테마나 세부 섹터를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저희는 변동성이 높은 경제환경 하에서 우수한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최대한 경기 변동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비지니스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집중하는 테마는 시장 트렌드에 따라 약간씩 조정하고 있지만, 글로벌 메가트렌드와 디지털 변혁에 따른 구조적인 변화에 수혜를 받는 비지니스를 찾는다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습니다.”

“퍼미라 섹터팀은 투자 기회를 선행적으로 포착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테마를 정립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투자테마는 오랜 기간동안 많은 투자로 이어졌습니다. 동시에 각 섹터팀은 현재의 투자테마가 현재 경제 환경 및 트렌드에 부합하는지 끊임없이 검증하며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저희는 테크놀로지와 타 산업과의 융합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컨슈머테크, 핀테크, 서비스테크 등 많은 섹터융합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섹터융합 능력을 바탕으로 인수 후 가치창출 활동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죠. 특히 디지털 신규고객 유치, 엔드투엔드(E2E) 디지털 변혁 및 자동화, 빅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업의 가치를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ESG는 최근 기업경영 및 투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퍼미라는 투자 프로세스에서 ESG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또 사회 책임 투자 측면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퍼미라는 10년 넘게 ESG를 투자프로세스에 통합하는 과정을 거쳐왔고 앞으로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퍼미라 내에는 ESG를 전담하는 팀이 있습니다만, 모든 투자팀이 펀드 포트폴리오의 담당자로서 ESG에 대한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투자기회를 분석하고 실사하는 과정에서 ESG와 관련된 리스크나 기회를 검토하며, 투자 이후에는 보다 깊은 분석을 통해 ESG 리스크의 경감 방안 및 기회 개발 계획을 수립합니다.”

“퍼미라는 2010년 이후 보다 정형화된 ESG 통합체계를 구축해오고 있습니다. 2013년 UN 사회책임투자원칙 (UN PRI)에 서명함으로써 매년 ESG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퍼미라는 UN PRI로부터 사모주식 부문 및 전략거버넌스 부문에서 A+ 등급을 받았습니다.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저희는 장기적으로 사회에 선량한 공헌을 할 수 있는 비지니스에 투자하고자 합니다. 일자리 창출과 기후변화 개선 등이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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