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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등교하던 초등생, 신호 무시한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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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식을 맞아 등교하던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 측은 31일 한경닷컴에 "운전자로부터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라면서 분노를 표했다.

사건은 지난 30일 오전 7시 50분께 경주시 동천동 부근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A 양은 등교를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중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덤프트럭에 치였다.

트럭 운전자가 파란불이던 횡단보도 신호를 무시한 채 우회전을 시도한 게 화근이었다. A 양은 사고가 발생한 뒤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지만, 트럭은 이때까지도 쓰러진 A 양을 확인하지 못해 그대로 몸 위를 밟고 지나갔다.

A 양의 언니 B 씨(24)는 "늦둥이 동생이 사고당하면서 신발 한 짝이 없어졌다"며 "마지막 모습을 보고 입관할 때 다른 신발을 사서 신겨준 뒤 하늘나라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서 제공한 CCTV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동생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마지막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해서 목격자를 수소문했다"라고 전했다.

A 양의 언니들은 직접 자신의 SNS를 통해 목격자들의 블랙박스 영상 제공을 부탁했다. 이에 많은 사람이 A 양의 사고를 안타까워하며 제보 영상을 보내왔다. 보내온 영상들은 A 양의 얼굴을 명확하게 담고 있지는 않았지만, 사건의 발생 과정만큼은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B 씨는 "제보자분들이 아니었으면 동생의 모습을 빨리 보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본인들의 일이 아님에도 마치 본인들의 일처럼 도와주시는 모습에 큰 감동을 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번 사건을 안타까워한 이들은 또 있었다. 사건 현장에는 유족이 알지 못하는 익명의 사람들이 국화꽃과 함께 안타까움을 표하는 편지를 쓰고 갔다. A 양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B 씨는 "동생의 친구들이 써 준 편지를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면서 편지 내용도 소개했다.

편지에서 A 양의 친구들은 "네가 떠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나. 돌아올 수 있다면 꼭 돌아와 줘", "다음 생에 태어나면 너와 친구 하고 싶어", "하늘에서 꼭 잘 지내기를 바랄게"라며 슬퍼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다만 A 양 유족 측은 트럭 운전자의 태도에는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유족 측은 "(운전자가) 사건 발생 당일 유가족이 운전자 사무실을 찾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중에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CCTV 및 운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횡단보도 신호가 파란불일 때 가해 차량이 우회전하면서 아이를 보지 못해 발생한 사고"라며 "현재 운전자 조사 중이고, 치사사고이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르면 이틀 내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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