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멕시코만 지역에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상륙하자 석유 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원유 정제 설비의 45%가량이 멕시코만 지역에 몰려 있다. 쇼티지(공급 부족)에 따라 정제 마진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격 국내 정유주는 30일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S-Oil은 4.2% 오른 9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GS는 1.44% 상승한 4만2150원에, SK이노베이션은 0.42% 오른 24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에 강력한 허리케인 아이다가 상륙할 것이라는 소식에 관련 설비가 일찌감치 가동을 중단하는 등 원유 공급에 빨간 불이 켜저서다. 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8.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공급 축소 우려에 한 주간 10% 넘게 올랐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멕시코만 지역의 원유·천연가스 생산 시설은 이미 각각 59%, 49%가량 가동을 중단했다”라며 “공급 차질에 정제 마진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최근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자국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축소해 국내 정유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제 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과거 2017년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 지역을 강타하자 정제 마진이 급등했었다.
시간당 최대 풍속 230km에 달하는 허리케인 아이다가 강타한 루이지애나주, 미시시피주에서는 도로가 침수되고 일부 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기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주민들의 대피 행렬도 이어지는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루이지애나주와 미시시피주에 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생명을 위협하는, 파괴적인 허리케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부가 함께 도울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아이다의 강도는 최고 등급(5등급) 바로 아래인 4등급이다.
또 한 연구원은 "원유 증산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9월 1일 예정된 OPEC+ 회의 결과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 산유국으로 이뤄진 모임인데 7월 정례회의에서 8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매달 하루 평균 4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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