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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짜리 술은 누가 먹을까…초고가 '추석 선물세트'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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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유통가가 선물세트 판매에 돌입한 가운데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대의 추석 선물세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비대면 명절'이 확산하면서 '고급화' 경향이 한층 두드러지면서다.

29일 유통가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를 겨냥해 2억원이 넘는 주류 선물세트가 등장했다. 롯데호텔의 프리미엄 브랜드 호텔 '시그니엘 부산'이 선보인 코냑 선물세트가 주인공이다.

시그니엘 부산은 올 추석 선물세트로 2억4000만원대의 루이 13세 6L '마투살렘(Mathusalem)'을 준비했다. 가격은 시그니엘 추석 선물세트 중 역대 최고가로 단 한 세트만 마련됐다. 마투살렘 선물세트는 최초, 최상의 코냑이란 위상의 루이 13세 원액과 함께 크리스털 장인이 매년 50병씩만 제조하는 디캔터 등으로 구성됐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마투살렘은 국내 최초로 시그니엘 부산에 한 병이 입고될 예정"이라며 "주문 완료 후 약 한 달 뒤 수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 세트는 지난 26일 기준 아직 주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명절 시즌 고가 선물 수요가 급증했다. 코로나19로 가족과 지인을 직접 찾는 대신 예년보다 비싼 선물세트로 마음을 전하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추석 롯데호텔 서울에선 와인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급증한 바 있다. 이에 롯데호텔은 올해 와인과 위스키 품목 수를 전년보다 약 25% 늘려 준비했다.
편의점 업계도 만만찮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로 9억원대 요트가 등장한 게 대표적이다. 편의점 CU는 현대요트의 바바리아 시리즈 6종을 선물세트로 기획했다. 2억4900만원부터 시작하며 최고가 상품(VIRTESS 420 FLY)은 9억600만원에 달한다.

올해 설에 총 3채가 판매된 이동형 주택도 복층주택 4종과 단층주택 1종으로 품목을 늘려 준비했다. 가격은 단층 1350만원부터 복층 1900만원까지다. 다만 26일 기준 요트와 이동형 주택은 아직 판매되진 않았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설에 팔린 이동형 주택 판매 시기도 (설이) 임박한 당시였음을 고려하면 남은 기간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설 금 선물세트로 재미를 본 편의점 GS25는 이번 추석엔 금뿐 아니라 고가 다이아몬드까지 선물세트로 내놨다. 3000만원이 넘는 다이아몬드 선물세트 판매는 편의점 업계 첫 사례다.

GS25는 세계 4대 보석 감정원 중 한 곳인 GIA가 인증한 다이아몬드를 설 선물세트로 내놨다. 2.03캐럿과 1.23캐럿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각각 3830만원, 1760만원이다. 아직 판매 실적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설 사흘 만에 5000돈, 16억원어치를 판매한 금 선물세트도 돌아왔다. 골드 코인 3종과 골드바 4종이다. GS25 관계자는 "골드(금) 상품 인기가 꾸준히 늘고 있다. 설의 판매 호조를 고려해 지난해 추석 당시보다 준비 물량을 6배 수준으로 늘려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식품업계에선 100만원짜리 참치회 선물세트가 이목을 끌었다. 동원산업이 추석을 맞아 국내 최초로 선보인 '동원 북대서양 참다랑어 명품 세트'는 사전예약 시작 하루 만에 준비수량 10세트가 모두 동이 났다.

동원 북대서양 참다랑어 명품 세트는 동원산업이 출시한 선물세트 중 최고가다. 그동안 어획한 북대서양 참다랑어를 일본에 전량 수출하던 동원산업은 이번에 선물세트로 기획해 내놨다. 북대서양 참다랑어는 일반 횟감인 지중해 양식 참다랑어의 1.5배 가격에 판매되는 최고급 참치 어종. 선물세트는 참다랑어의 뱃살, 등살, 속살 등 총 2㎏을 편백나무 상자에 담았다. 생와사비 뿌리와 와사비 강판도 세트로 구성했다. 동원산업은 약 10세트를 본판매할 계획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지난 설에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고향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선물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최고가 선물세트 인기를 반영해 기획했는데 기대 이상의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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