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26일 한화시스템과 한화솔루션, 한화종합화학 등 5개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긴 것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이뤄진 첫 번째 사장단 인사다. 그룹 신사업을 이끄는 핵심 계열사에 대한 전격 인사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6월 한화건설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지속적인 매출·손익 개선과 함께 풍력발전 사업 등 친환경 신사업 추진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화시스템 방산부문장을 맡고 있는 어성철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엔진사업본부장, 한화시스템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지냈다. 위성통신사업, 무인·스마트 방산 등 신사업 분야 성장 기회를 발굴하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한화는 “어 신임 대표가 한화시스템이 추진 중인 도심항공교통(UAM), 우주항공사업 등의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개발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사장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사장은 태양광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영업 확장을 주도해 왔다. 글로벌 태양광 사업을 키우기에 적임자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희철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사장은 한화종합화학 사장에 내정됐다. 친환경 수소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면서 미래 사업 전략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박승덕 한화종합화학 사장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사장에는 남이현 부사장이 승진 발령됐다. 남 신임 사장은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 출신으로, 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글로벌 신사업 경험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저축은행 사장에는 홍정표 한화생명 전략부문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한화는 홍 신임 사장이 디지털 금융에 대한 전문성과 사업 연계에 대해 강점이 있는 만큼 사업 시너지 발굴 등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한화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에 탁월한 인사를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말했다. 외부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예년보다 한 달 앞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선임된 신임 대표이사 5명은 모두 1964년생으로, ‘57세 용띠 클럽’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작년 9월 사장단 인사에서 1970년대생 대표를 세 명 발탁하는 등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핵심 신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최적의 적임자를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내정된 5개 회사 대표이사들은 각 사 일정에 따라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된다. 신임 대표이사 체제하에 최적의 조직을 구성해 내년 사업 전략을 수립한다는 전략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선제적인 인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