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주자 하태경 의원이 경선 룰 변경을 두고 경쟁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향해 "이해관계에 따라 말을 바꿔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마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재형 후보는 입당할 당시 '경선 룰은 당에서 정하는 대로 하겠다'고 했다"며 "그랬던 최 후보가 정치 입문 한 달도 안 돼서 쉽게 말을 뒤집으며 노회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이는 건 충격"이라고 적었다.
그는 "더 충격적인 사람은 원희룡 후보"라며 "원 후보는 정치 초년생 시절은 2003년부터 20년 세월에 걸쳐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던 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픈프라이머리는 어느 당 소속인지, 어느 당 지지자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모든 국민에게 경선을 개방하는 것"이라며 "원 후보는 이제 와서 역선택 문제를 놓고 경선 룰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는 건 철저한 자기 부정"이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내년 대선은 초박빙이 예산되는 선거"라며 "국민의힘이 이기려면 민주당 지지자들 표도 박박 긁어모아야 한다. 대선에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와서 과거 발언을 다 뒤집고 우리 당 지지자만 모아 여론조사를 하자는 건 대선 참패로 가는 길"이라며 "공교롭게도 원희룡, 최재형 후보 모두 2차 컷오프 4강 진출을 놓고 피 말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들"이라고 했다.
끝으로 "선거는 룰을 뒤집어 이기는 게 아닌 실력으로 이기는 것"이라며 "자신이 없으면 당에 평지풍파 그만 일으키고 그냥 여기서 깨끗하게 포기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 전 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나오는 자료에 의하면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하는 분 중 우리 당의 특정 후보들에게 지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자료가 많다"면서도 "(역선택 방지 조항 관련) 당의 결정을 당연히 따르겠지만 보다 공정하고 정확한 여론이 반영된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원 전 지사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선관위가) 어느 것이 본선 경쟁력에 유리하고 정권교체에 바람직하냐는 기준만 갖고 검토해주길 바란다"면서 경선룰 변경에 따른 당내 분란 가능성을 묻는 사회자 질문에 "합법적 기구가 구성도 안 됐는데, 안을 다 짜놓고 바꾸면 갈등이 일어난다? 이건 알박기"라고 답했다.
앞서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역선택 방지 조항은 고려하지 않고, 1차 예비경선에 '국민여론조사 100%'를, 2차 예비경선에 '국민 70% 대 당원 30%' 등의 기준을 발표한 바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