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태릉지구)에 주민 요구를 반영해 당초 1만 가구보다 3200가구 줄어든 68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대신 수락산역 도심복합사업 등을 통해 31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주민 반발로 무산된 정부과천청사 부지를 대신해 과천지구 용적률 상향, 과천시 갈현동 신규 택지 개발 등으로 4300가구를 확보하기로 했다.
정부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태릉골프장·정부과천청사 부지 주택공급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두 지구는 지난해 ‘8·4 대책’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됐으나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컸다. 이에 따라 주민 요구 등을 적극 수렴해 조정안을 마련했다는 게 국토교통부 설명이다.
우선 태릉지구는 고밀 대신 저밀 개발이 추진된다. 당초 계획했던 공급 물량인 1만 가구를 6800가구로 줄이고, 인근 지역에서 대체물량 3100가구를 확보할 계획이다. 대체지는 △수락산역 역세권 도심복합사업(600가구) △노원구 내 도시재생사업(600가구) △하계5단지·상계마들 등 노후 영구임대 재건축(1900가구) 등이다.
태릉지구의 개발 밀도는 당초 헥타르(ha)당 284명에서 193명으로 완화된다. 통상 공공주택사업지구의 개발밀도가 ha당 198∼219명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쾌적할 것으로 기대된다. 태릉지구는 이날 주민 공람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지자체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지구 지정과 광역교통개선 대책을 확정할 계획이다. 2023년 상반기 지구계획 승인을 거쳐 2027년 준공·입주 등을 추진한다. 다만 노원구는 “주택공급 규모는 상당 부분 요구가 반영됐다”면서도 “지하철 6호선 태릉CC역(가칭) 신규 건립 등 효과적인 교통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과천청사 부지 대체지인 과천지구 등에선 4300가구가 공급된다. 과천지구에서는 용적률 상향, 자족용지 전환 등을 통해 3000가구가 나온다. 과천신도시 내 공공주택 용적률을 168%에서 188%로 상향하면 700가구를 추가 공급할 수 있다. 또 자족용지의 용도전환 등을 통해 1500가구, 주상복합 용지 용적률 상향으로 800가구를 각각 확보하기로 했다.
과천시 갈현동 일원 12만㎡ 규모의 신규 택지를 개발해 13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갈현지구는 내년 상반기 지구 지정을 마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8·4 대책의 핵심인 태릉지구·과천청사 대체지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다른 도심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지역민과 적극 소통해 주택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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