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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간 선택할 자유…'셧다운제' 10년 만에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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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규제로 게임업계의 원성을 샀던 ‘강제적 셧다운제’(청소년보호법 제26조)가 도입 10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는다. 정부는 연내 관련 법령이 개정될 수 있도록 국회에 발의된 셧다운제 폐지 법안(청소년보호법 개정안) 입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게임 셧다운제 폐지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가정 내 자율 규제에 초점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2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는 대신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 방지를 위한 제도를 ‘게임시간선택제’로 일원화하겠다고 밝혔다. 게임 이용을 정부의 일괄 규제 대신 청소년 본인과 보호자의 자율적 선택에 맡기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지난 10년간 게임 이용 환경이 변화하고 1인 방송, SNS 등 청소년 이용 매체가 다양화하면서 셧다운제 재검토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주요 선진국이 개인과 가정의 자율적 조절을 원칙으로 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도 했다.

그간 셧다운제는 △실효성 부족 △청소년 자기결정권 침해 △게임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점에서 꾸준히 비판을 받았다.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국가가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주된 게임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뀌었지만 PC 게임만 규제해 시대착오적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도입 취지였던 청소년 수면권 보장과 게임 과몰입 방지 또한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연구도 잇달아 나왔다.

이에 따라 셧다운제는 지난 6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규제가 과도하다고 지적돼 ‘규제챌린지’ 과제로 선정됐다. 주요국 중 게임 시간을 법으로 규제한 국가는 중국이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청소년 보호 정책은 매체 이용 환경 변화에 대응해 실효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이번 개선 방안이 궁극적으로 입법까지 이어지도록 적극적으로 국회 논의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마인크래프트 사태로 여론 악화
정부가 최근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에 속도를 낸 것은 지난달 초 불거진 유명 게임 마인크래프트 논란이 계기가 됐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마인크래프트가 한국에서만 성인용 게임으로 분류될 처지에 놓인 게 문제가 됐다. 이 게임을 유통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온라인 운영 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셧다운제가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

마인크래프트에 호의적인 학부모도 많아 셧다운제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다. 사태 초기 여가부는 마지못해 셧다운제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셧다운제에 대한 반발은 더욱 커졌다. 심지어 여가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정부 의지와 상관없이 셧다운제 폐지가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 셧다운제 폐지 법안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는 셧다운제 폐지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강제적 셧다운제는 수많은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대한민국 게임산업을 옥좨 왔다”며 “국내 대표 ‘갈라파고스’ 규제인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는 그동안 글로벌 게임 시장에 한국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확산시켰는데, 10년 동안 찍혔던 낙인이 드디어 없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 게임시간 선택제

만 18세 미만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의 요청 시, 원하는 시간대로 게임 이용시간을 설정 가능하도록 한 제도.

최다은/김주완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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