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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 성적 3, 4등인데 표창장 무슨 상관이냐고?" 8년 전 조국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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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가 2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에 대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처분을 내렸다.

입학 전형 관련해 허위 서류를 제출한 것이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발표 직후 "아비로서 고통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이어 부산대 박홍원 교육부총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한 내용 중 일부를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입학 당시 조민 씨의 영어 실력이 월등히 뛰어났기 때문에 해당 위조 혐의를 받는 표창장과 봉사활동 등이 입학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인다.

해당 인터뷰에 따르면 박 부총장은 "서류평가에서는 1차서류 통과자 30명 중 조 씨가 19위를 했고, 전적대학 성적이 3위였고 공인영어성적은 4위였다"며 "자기소개서 내용에서도 (허위) 경력과 동양대 표창장 내용은 인용하지 않았고 의료봉사활동에 관한 것이 주 내용이었다"고 설명돼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내용이 공유되며 조 씨의 입학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는 지지자들의 글이 이어졌다.




◆ 서울대 게시판, 8년 전 조국 트위터 글 인용해 '내로남불' 비판

이런 가운데 조 전 장관이 몸담은 서울대 게시판 스누라이프에는 "조민 성적이 3, 4등인데 표창장이 무슨 상관이냐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마치 조 전 장관 지지자의 억울한 항변과도 같은 이 게시물에는 별다른 멘트 없이 8년 전인 2013년 조 전 장관이 트위터에 쓴 글이 올라왔다.

조 전 장관은 2013년 10월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말. '수능시험장에서 여러 명이 스마트폰 들고 들어가 조직적으로 부정행위 하다가 들키니, 100문제 중에서 1문제만 했으니 시험결과에 대한 영향력은 미미하다'라며 악을 쓰면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 적었다.

이 일을 8년 후 조 씨 사태에 빗대 표현하면 조 씨의 '7대 입시 스펙'이 모두 허위라고 봤는데 영어 시험 성적이 좋다고 부정 입학에 대한 영향력은 미미하다고 악을 쓰고 있냐는 비판의 의미로 해석된다.

해당 글에 서울대생들은 "완벽한 창과 완벽한 방패. 모순의 화신 그 자체를 보는 것 같다", "사실 조국은 자신의 인생을 연극처럼 활용해 내로남불에 대한 한편의 서사시를 쓰고 있는 게 아닐까", "내 모든 말은 내 말로 반박할 수 있다 이거인가", "저렇게 자기 모순적인 사람이 사회에 또 있을까. 사회가 저렇게 만든 건지 저런 사람들이 사회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등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당시 조 전 장관의 이 발언은 입시 비리를 꼬집는 말은 아니다.

조 전 장관은 당시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정권을 향해 연일 독설을 쏟아내면서 당시 여권(당시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판하기 위해 비유한 내용이었다.

조 전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 후 "김현정 뉴스쇼에서 못한 말, ‘이 조직적 부정행위 수험생이 치맛바람 강력한 엄마를 동원하여 조사관에게 압력 넣고 나아가 조사관을 교체하면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 꼬집었다. 정권이 국정원 등 대선댓글 개입 수사에 외압을 넣으며 방해하고 있다는 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대변한 것이다.

다음날에는 국정원 특별수사팀장이었다가 수사에서 배제된 당시 윤석열 여주지청장에 대해서도 "사람이 아니라 법에 충성하는 윤석열, 노무현 정부하 노통의 오른팔 안희정과 묵묵한 후원자 감금원을 구속했지만 아무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며 "박근혜 정부하 똑같이 하니 바로 도끼질을 당했다"고 윤 전 검찰총장을 두둔했다.

◆ 부산대 "정경심 교수 항소심 판결, 소관 부서 의견 종합해 의전원 입학 취소"

앞서 부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 '자체 조사 결과서'와 정경심 교수의 항소심 판결, 소관 부서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2015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산대가 입학 취소의 근거로 삼은 정경심 교수의 항소심 판결문에서는 자녀 입시비리 관련 딸 조 씨의 '7대 입시 스펙'을 모두 허위라고 보는 등 1심 판결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했다.

특히 항소심은 조 전 장관이 가담한 혐의를 받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 경력'과 '부산 호텔 허위 인턴 경력'을 각각 유죄 판단해 그의 재판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조 씨의 의사면허 취소와 관련해 "부산대의 입학 취소 처분 이후 법률상 정해진 행정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씨는 현재 서울 한일 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2019년 10월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제가 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어머니가 벌을 받는 건 참을 수 없다"라면서 "고졸이 돼도 상관없다. 마흔 살에 의사가 되면 된다"고 자신의 무고함을 항변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정 교수 선고 공판에서 그의 비도덕적 행태를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를 향해 "진실을 이야기한 사람에게 정신적 고통을 줬다", "공정 경쟁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게 허탈감을 야기했다"라고 했다.

아울러 "단 한번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한 사실이 없다"고 꾸짖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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