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컨트리 음악 스타인 가스 브룩스는 다음달로 예정된 시애틀 등에서의 라이브 공연 투어를 중단하기로 했다. 휴스턴의 라이스대는 가을 학기 첫 2주를 다시 온라인으로 수업한다.
미 경제활동이 다시 둔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어서다. 경제정보 제공업체인 IHS마킷에 따르면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1.2로 전달(63.4)보다 2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올 4월(60.5) 이후 4개월 만의 최저치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63.1)도 밑돌았다.
서비스업 PMI는 더 위축됐다. 8월 기준 55.2로 전달(59.9)은 물론 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뜻하지만 추세적 하락이 두드러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크리스 윌리엄슨 IHS마킷 이코노미스트는 “델타 변이 확산이 소비자 수요 약화로 이어지면서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 상무부 조사에서도 지난달 소매 판매가 전달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 예상(-0.3%)을 크게 밑돌았다. 미시간대의 소비자태도지수는 이달 기준 70.2로, 팬데믹 직후인 작년 4월(71.8) 수치에도 뒤졌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70%를 차지하는 소비의 둔화세가 뚜렷한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3분기 성장률 전망을 종전 9.0%에서 5.5%로 확 낮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기업들은 사무실 복귀 속도를 줄줄이 늦추고 있다.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대형 기술기업(빅테크)은 재택근무 종료 시점을 올가을에서 내년 초로 일제히 연기했다. 웰스파고 등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화상으로 열리는 미 중앙은행(Fed)의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일정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기 활황세가 일단 꺾인 만큼 최소한 다음달 21~22일의 정례회의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기다릴 것이란 얘기다.
경기 둔화 신호가 나오면서 벤치마크로 쓰이는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연 1.25%로 약세를 보였다. 이 금리는 이달 12일엔 연 1.36%로 단기 고점을 기록했다. 주택 판매는 2개월 연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존 주택 판매량은 전달보다 2.0% 증가한 599만 가구(연율 기준)로 집계됐다. 시장에선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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